[기자수첩]마이너스옵션, 분양가는 잡겠지만

[기자수첩]마이너스옵션, 분양가는 잡겠지만

원정호 기자
2007.05.20 14:46

"위치가 안좋은 동이나 구석진 동은 분양이익이 적은 마이너스 옵션 입주민에게 떨어질 공산이 큽니다. 이 경우 마이너스옵션 주민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으로 옵션을 포기할 확률이 높습니다. 또 아파트값 차이로까지 벌어져 마이너스옵션 선택 가구와 주택업계간 분쟁이 잦아질 수도 있습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주 입법예고한 마이너스옵션 내용을 보고 이 같이 우려했다. 마이너스옵션제의 취지는 마감재를 넣지 않은 마이너스옵션 아파트를 선보여 분양가를 5~10% 추가 끌어내리겠다는 것.

여기에는 새 아파트에 입주할 때 빌트인 마감재를 쓰지 않는 대신 기존 소유 가전제품이나 가구 등을 사용하는 길을 열어줘 자원 낭비를 줄이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분양가를 더 낮추고 자원 낭비도 줄이겠다는 정부 정책에 실수요자들의 귀가 솔깃할만하다. 현재 전체 주택의 10% 정도만이 선호하는 마이너스 옵션제는 의무화를 통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빛이 짙으면 그림자도 짙다던가. 정부는 마이너스옵션 선택 입주민을 동별로 그룹화해 추첨, 배정토록 했다. 이는 입주 후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입주 후 개조 및 내부공사를 진행하면 새 아파트에서 이삿짐 차량과 공사차량 인부 등이 뒤엉켜 북새통을 이루는데다, 폐건자재의 분진과 소음 발생이 우려돼 이들을 별도 동으로 묶어 예방하겠다는 것이다.

주택업계는 이에대해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정책'이라며 고개를 내젓는다. 이로 인해 일반 아파트 동과 마이너스 옵션 동 입주민간 위화감이 생긴다는 것이다.

현재 주택업계는 같은 단지라도 위치가 안좋은 동은 주로 소형주택이나 임대주택을 배정하고 있다. 조망권 등 입지 프리미엄이 중요시된 결과다.

정부는 규제가 곧 지고지선한 부동산 정책인 양 인식하고 있지만 효과는 거두지 못한 채 시장만 왜곡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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