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대출규제가 지방 주택시장 숨통조여
꽁꽁 닫혀있던 투기과열지구 빗장이 풀렸다. 2002년 9월 첫 지정이후 57개월 만이다.
이번 투기과열지구 해제는 해당 지역 주택시장 침체에 따른 미분양 증가로 주택사업에 애를 먹고 있고 집값마저 내리막을 타고 있는데 따른 것이어서 신도시 지정 등으로 상황이 다른 수도권으로 해제의 문이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번 투기과열지구 해제가 투기지역과 별개로 처리되고 있는 점이다. 투기과열지구나 투기지역는 지정기관과 기준이 각기 다르지만, 궁극적으론 투기억제를 위한 조치란 점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각각의 지정기관인 건설교통부와 재정경제부가 협의하에 지정, 지속, 해제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물론 전체 주택시장이 안정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로선 소극적인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그만큼 국지적인 불안감을 안고 있음을 보여주는 셈이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부동산연구실장은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을 한꺼번에 해제할 경우 분양시장과 기존 재고 주택시장 모두를 풀어주는 격이어서 어떤 돌발 상황이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가뜩이나 불안감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정부 입장에선 쉽게 판단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정부가 '선(先)투기과열지구 해제, 후(後)투기지역 해제'로 가닥을 잡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기를 억제한다"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으면서도 제각각 운용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동산연구소장은 "투기지역의 가장 큰 효과는 양도소득세 실거래가 과세지만, 이는 이미 올 1월부터 전면적으로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투기지역 해제는 과잉규제를 풀어준다는 상징적 의미밖에 없다"며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 해제가 동시에 이뤄져야 나름의 효과가 더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지방 주택시장의 문제가 과도한 대출 규제라는 점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즉 재고주택은 물론, 분양주택 역시 이미 계약이 이뤄진 물량을 제외하곤 쌓이고 있는 미분양이 문제이며 이들 모두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나 총부채상환비율(DTI)과 같은 대출 규제에 막혀 어려움이 더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역별 차별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밝히고 있다. 부동산퍼스트 곽창석 전무는 "무리한 대출 제한이 특히 지방 주택시장의 숨통을 막고 있다"며 "담보대출 규제는 지역 실정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