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교육특구, 올여름 '파리만 날린다'

서울 교육특구, 올여름 '파리만 날린다'

정진우 기자, 임성욱
2008.08.07 15:40

[르포]'방학특수' 사라진 전세시장 가보니

↑ 서울 노원구 중계동 은행사거리 모습.
↑ 서울 노원구 중계동 은행사거리 모습.

"자녀교육 때문에 방학을 이용해 이사 오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올해는 거의 없네요. 이럴 줄 알았으면 휴가라도 갈 걸 그랬어요."

강북의 교육특구인 노원구 중계동 은행사거리. 예년같으면 새 학기 시작전 집구하기가 한창일 이 지역이 올 여름엔 한산한 분위기다.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대목으로까지 여겼던 '여름 방학특수'가 사라진 것이다.

지난해만 해도 흔하게 보였던 이삿짐용 차량들도 눈에 띄게 줄었다. 이 지역 K이삿짐센터 관계자는 "보통 방학시즌에 중계동 쪽으로 오는 이사 물량이 많았는데, 이번 여름은 50% 이상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 노원구 은행사거리 인근 건영3차 아파트.
↑ 노원구 은행사거리 인근 건영3차 아파트.

건영3차 아파트 내 P중개업소 사장은 "경제 사정이 좋지 않아 이쪽으로 이사 오는 사람들의 숫자가 많이 줄었다"며 "전세가격도 주택형별로 2000만~3000만원 가량 내렸다"고 설명했다.

중계동 은행사거리 학원가와 가까워 인기가 높은 건영3차 아파트 106㎡ 전세가격은 현재 2억3000만원으로, 최근 2000만원이 빠졌다. 청구3차 아파트 106㎡ 전세 역시 지난 6월보다 2000만~3000만원 가량 내렸다.

중계동 건영 2차아파트 92㎡ 전세가격은 현재 1억3000만원으로, 지난 6월에 비해 500만원 떨어졌고 102㎡는 한 달 만에 2000만원 정도 빠진 1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양천구 목동도 사정은 마찬가지. 학군이 좋고 교육 여건이 우수한 이 지역도 경기 불황 탓에 자녀 교육을 이유로 전세를 찾는 사람들이 크게 줄었다. 아파트 전세가격도 주택형별로 보합세를 유지하거나 하락했다.

목동 우성아파트 1단지 109㎡ 전세는 지난달 2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2억1000만~2억4000만원까지 조정받고 있다. 목동 신시가지 3단지 89㎡는 지난달 2억500만원에 나왔던 전세 매물이 현재 1억9000만~2억원 선을 형성하고 있다.

↑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2단지 전경.
↑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2단지 전경.

목동 1단지 인근 S중개업소 관계자는 "경기가 좋지 않아 이사할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며 "집주인과 합의해 기존 가격으로 재계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통 방학 시즌에는 곳곳에 이사하는 소리로 조용한 날이 없었지만, 지금은 이삿짐 나르는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아 너무 조용하다"고 귀띔했다.

강남구 대치동도 지난달 초 만해도 전세가격이 소폭 올랐지만 중순 이후 보합세로 돌아섰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102㎡ 전세 가격은 현재 2억3000만원 선으로 지난달보다 2000만원 정도 내렸다. 112㎡도 평균 1000만원 정도 내려 3억2000만~3억4000만원 선에 머물고 있다.

부동산114 김규정 차장은 "광역학군제 도입 등 교육 환경이 변하면서 굳이 옛날처럼 대치동이나 목동으로 이사 갈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특히 중계동은 예전처럼 집값이 싼 지역으로 인식되지 않기 때문에 이주 수요가 많이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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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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