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추진 롯데건설, 부실 계열사로 '속앓이'

상장추진 롯데건설, 부실 계열사로 '속앓이'

김정태 기자
2009.02.25 15:38

수천억 '빚'물어주고 미분양·인력까지 떠맡아… 연내 상장 '악재'

'티도 못 내겠고, 끓는다 끓어.'

올해 상장을 추진 중인 롯데건설이 부실 계열사 인수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수천억원의 부실자산과 악성 미분양 물량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데다 주택건설부문의 과잉인력으로 골치를 썩고 있는 것.

롯데건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10년 만에 유상증자를 결정했으며 회사채도 잇따라 발행하고 있다. 그러나 상장을 추진 중인 롯데건설 입장에서는 기업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밖에 없어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난 10일 C등급 판정을 받은 롯데기공을 보일러부문과 건설부문으로 나눠 롯데알미늄과 롯데건설에 각각 인수토록 했다.

롯데기공의 부실자산은 약 4000억원으로 이 중 롯데건설이 건설부문의 영업권을 250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롯데건설은 그룹 계열사들이 2000억원을 메워 주는 조건 하에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하지만 나머지 500억원은 자체 조달해 해결해야 한다. 결국 그룹을 대신해 500억원의 빚을 물어주게 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롯데건설이 최근 대규모 회사채를 잇따라 발행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건설은 다음달 9일 1000억원어치에 달하는 자금을 회사채 시장에서 조달키로 했다. 이는 지난 1월22일과 2월9일에도 각각 500억원, 8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데 이어 올 들어서만 세번째 회사채 발행이다. 이 가운데 일부는 롯데기공 인수 자금으로 쓰일 것이란 관측이다.

그나마 계열사 빚을 갚기 위한 자금 조달은 어느 정도 해결됐다지만 롯데기공의 악성 미분양 물량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보증이 롯데건설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롯데기공은 지난해 11월 용인 동백 펜트하임 타운하우스 280~283㎡ 33가구를 분양했지만 청약자가 없어 미분양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또 지난해 평택, 순천 등에서 잇따라 분양한 롯데인벤스 역시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는 등 전국 8곳의 주택사업장이 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영업권을 인수하면서 받아들인 인력이 과잉 중복되는 것도 문제다. 롯데기공 건설부문의 인력은 140여명. 대부분 주택사업에 속한 인력이다. 경기침체로 신규 주택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주택건설 인력을 줄여야 하는 판에 계열사 인력까지 감당하기가 부담스럽다는 게 롯데건설의 속내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정규직 사원이 1700여명이었으나 해외사업 부문 강화를 위해 경력직 사원을 대거 모집하면서 올해 2000명 가까이로 늘었다.

문제는 롯데건설이 이같은 악재를 업고 올해 상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6월 9일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통과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주식시장이 '한파'를 맞자 상장을 미뤘다. 그러나 이 같은 연장시한도 1년까지만 가능하기 때문에 6월 이전에는 상장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부실 계열사 인수는 주가에는 악재"라며 "특히 공모를 앞 둔 상황에서 주식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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