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5개국 "나발니 몸에서 남미 개구리 독 검출" 공동 성명

유럽 5개국(영국·프랑스·독일·스웨덴·네덜란드)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이었던 알렉세이 나발니가 독살됐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에 영국이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제재 검토에 나섰다.
1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이베트 쿠퍼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나발니 독살 결론과 관련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유럽 5개국 외무부는 전날 공동 성명을 통해 2년 전 수감 중 사망한 나발니의 검체를 분석한 결과 "에피바티딘의 존재가 결정적으로 확인됐다"며 나발니의 사망 원인을 '치명적인 독극물 중독'으로 결론 내렸다. 에피바티딘은 러시아의 지구 반대편 남미에 사는 독화살개구리의 피부에서 추출되는 독소로, 러시아에 자연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물질이라고 공동 성명은 지적했다.
쿠퍼 외무장관은 이날 BBC '선데이 위드 로라 쿤스버그'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번 결과는 2년간 증거를 수집해 분석할 결과물이라며 "나발니가 러시아 교도소에 수감됐던 당시 이 독을 투여할 수 있는 수단과 동기, 기회를 가진 주체는 러시아 정권뿐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우리가 믿고 희망했던 냉전 이후 평화의 혜택이 사라졌고, 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지속적인 침략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쿠퍼 외무장관은 "우리는 러시아 정권에 대한 제재 강화를 포함한 공동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우리는 해외에서 구축하는 파트너십이 국내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고 믿는다. 유럽 동맹국들 그리고 전 세계 동맹들과 함께 행동함으로써 러시아 정권에 대한 압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유럽의 '나발니 독살' 주장에 대해 "매우 우려스럽다"고 평가하면서도 검체 결과를 의심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 방문 중 가진 기자회견에서 유럽의 보고서에 대해 "당연히 인지하고 있다. 그것은 우려스러운 보고서다. 나발니 사건을 알고 있고, 이를 의심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미국이 이번 공동성명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그 나라(유럽 5개국)들이 협력해 결론을 내린 것이다. 우리 주도의 노력이 아니었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그렇다고 해서 결과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한편 러시아는 유럽 5개국의 공동성명에 강하게 반발했다. 런던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이번 발표는 서방 공상가들의 어리석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하며 나발니 사망에 러시아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대사관은 "개구리 이야기 같은 헛소리를 누가 믿겠냐"며 유럽의 조사 결과를 신뢰할 만한 근거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