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가 이제 G20 국가인데 언제까지 1960년대 예비군 동원하듯 눈치우실 겁니까."(서울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새해 첫 공식업무일인 지난 4일, 100년 만의 폭설로 서울 도심 교통이 완전히 마비됐다. 평상시 버스로 1시간이면 될 거리가 3~4시간씩 걸렸고 남산1호 터널 진·출입로는 주차장에 가까웠다. 눈길을 우려한 시민들이 지하철로 몰렸지만 일부 열차가 고장나고 운행이 지연되면서 '지옥철'로 변했다.
지난달 27일 이후 꼭 1주일 만이다. 아무리 100년 만의 폭설이라지만 눈 때문에 교통대란이 일어난 지 1주일 만에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자 여기저기서 시민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제설차량이 지나가자마자 눈이 바로 쌓일 정도로 폭설이 내려 어쩔 도리가 없었다는 서울시의 해명은 오히려 자기 발등을 찍은 꼴이 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불과 1주일 전에 폭설에 대비하지 못한 것을 반성하며 강도 높은 제설대책 마련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당시 오 시장은 "눈의 양이나 여건을 따지지 말고 모든 특수상황에 대비하라"고 지시했다.
더구나 1주일 전 교통대란으로 서울시는 제설작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세종로 등 주요 도심 진출입 6개 노선의 제설작업을 자치구 대신 직접 맡아 관리하기로 했지만 이들 도로조차 제설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또 눈이 내리기 전부터 1단계 비상근무에 들어갔다고 하지만 2단계 비상근무령은 이미 주요 도로의 정체가 시작된 오전 7시에, 3단계는 오전 8시가 돼서야 내려졌다.
처음부터 눈을 녹이는 게 아니라 장비를 동원해 치우는 작업을 병행했더라면, 최고 수준의 비상근무령을 더 빨리 내려 대비했더라면 교통대란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와중에 오 시장이 직접 삽을 들고 제설작업에 동참했다며 서울시가 배포한 사진자료는 '뒷북 삽질 이벤트'라는 정치권의 뭇매를 맞기에 충분했다.
'역대 최악의 제설대책을 보여줬다', '도심의 눈치우는 모습이 한심했다', '눈에는 무기력한 서울'이라는 시민들의 불만을 가라앉히는 것은 이런 '뒷북행정'이 아니라 철저한 대비를 통해 제때 알맞은 제설작업으로 시민들의 불편을 조금이라도 줄여주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