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X파일]건설사가 아파트 계약자 고소 '왜?'

[부동산X파일]건설사가 아파트 계약자 고소 '왜?'

장시복 기자
2010.01.25 16:31

한 대형건설사가 자사의 아파트 계약자를 상대로 형사 고소를 해 눈길을 끈다. 계약자가 건설사를 상대로 소송을 내는 경우는 흔하지만 대외 이미지와 고객 관계 등 때문에 건설사가 계약자 개인을 고소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시공순위 10위권의 A건설사는 자신들이 2007년 분양한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아파트 계약자 B씨 부부를 △공갈미수 △신용훼손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등 3개 혐의로 지난 22일 경기 분당경찰서에 고소했다.

A건설사는 고소장에서 이들 부부가 지난해 6월부터 "자사가 허위·과장 광고를 해 분양가를 올리고 해당 구청과 유착해 부당하게 승인을 받았다"며 인터넷 매체 등에 허위 사실을 제보하고 이 건설사 직원에게 "분양가(22억원)에 8억원을 더해 30억원으로 변상해 주지 않으면 언론사 등을 찾아가 비리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당초 B씨 부부는 2007년 이 아파트를 총 21억8200만원(3.3㎡당 3194만원 선)에 분양받았지만 계약금과 중도금 8억7280만원만 납부한 채 잔금 납부를 거부하고 있다. 이들 부부는 "분양 당시 서초역~방배로를 잇는 '장재터널'(정보사터널)이 2009년 착공할 예정이란 홍보내용을 보고 고가에 분양을 받았는데 사실과 달랐고 부실시공이 이뤄졌다"며 지난해 6월부터 언론사 등에 관련 내용을 제보했다.

실제 이 아파트의 입주자·계약자 90여명은 건설사·시행사를 상대로 지난해 12월1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5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 B씨는 이 아파트의 입주자 대표에서 물러난 뒤에도 A건설사의 인천 청라 등 전국 10개 단지 전국입주자연합회 대표로 나서 피해배상소송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A건설사는 이들과 다른 주장을 펴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입주자들이 건설사에 일부 불만을 표출하는 일은 있을 수 있고 우리도 적법한 대응을 하겠지만 B씨 부부는 이를 빌미로 개인적으로 돈을 요구하는 등 도를 넘어섰다"며 "건설사의 이미지를 고려해 참아오다가 더이상은 안되겠다 싶어 로펌과 법률 검토를 마친 뒤 B씨에 대한 형사 소송을 진행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B씨는 "장재터널을 지어주거나 부실공사를 해결해 주지 않을 것이라면 분양 당시 (건설사가) 말했던 대로 30억원을 보장해 달란 얘기였다"며 "소비자가 얼마든지 불만을 표출할 수 있는 것임에도 근본적 개선노력없이 법적 방법을 쓴다면 정정당당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사건을 접수한 분당경찰서는 빠르면 1~2주 내로 A건설사 담당자와 B씨 부부를 소환해 각각 고소인과 피고소인 자격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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