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 기획] 부동산 괴담 진실은?/ 손재영 건국대 부동산대학원장
부동산경기 하락이 지속되면서 '거품 붕괴론'이 가시지 않고 있다. 지금의 집값 하락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본격적인 거품 붕괴의 진입을 알리는 시그널이라는 것이다. 국내 주택가격 추이가 버블 붕괴 직전의 일본과 비슷하다는 분석도 같은 같은 맥락이다.
거품 붕괴론의 핵심 근거는 인구추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됨에 따라 갈수록 주택 구매층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게다가 저출산 고령화 현상이 가격 하락을 부채질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과연 그럴까? 손재영 건국대 부동산대학원장에게 해답을 구해봤다.
-강남 발 부동산 버블 붕괴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현 상황을 어떻게 보나?
▶지금 부동산 가격 하락이 아니라 폭락으로 인해 금융 위기와 경제 전체의 붕괴가 우려될 만한 상황인가. 일반인이 생각하는 버블과 경제학자가 생각하는 버블에는 차이가 있다.
현재 금융기관의 대출규모는 우려할만한 수준이 아니다. 게다가 시장에서 가격에 대한 내성이 있어 폭락을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수급에 따른 가격조정은 매일같이 일어나게 마련이다.
-거품이 아니라는 근거를 자세히 설명하자면?
▶지난 20여년의 긴 기간을 두고 보면 전국 주택가격지수는 4.27% 올라 물가상승률(4.61%)보다 낮았다. 즉 주택 실질가격은 장기간 하락했다. 서울의 아파트만 보면 연평균 8.18% 올라서 물가상승률을 초과했지만 근로자 가계소득 증가율(10.27%)에는 미치지 못했다. 더구나 이 수치들은 우리나라 주택의 질적 개선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 설령 주택시장에 거품이 있다 해도 이는 극히 한정된 이야기일 뿐이다.
(손 원장은 자신의 견해를 참조하라며 최근 네이버 전문가칼럼에 기고한 '거품이 아닌 이유'를 넘겨줬다. 그는 여기서 현재 상황을 버블로 보지 않는 네 지 이유를 들었다. 첫째, DTI(총부채상환비율), LTV(주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 등 금융규제로 인해 거품성장의 자금지원이 없다. 둘째, 참여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금융위기에도 폭락하지 않았다. 셋째, 주택 가격이 물가상승률이나 가계소득 증가율에 못미친다. 넷째, 일부 지역에 국한된 문제이고 은행권의 피해는 없을 것이다.)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결국 버블을 막았다고 해석해도 되나?
▶아니다. 오히려 참여정부는 주택공급을 늘리지 않으면서 가격 폭등의 원인을 제공하지 않았나. 개인적으로 김대중 대통령 시절의 부동산 정책이 시장정상화에 도움이 됐다고 판단한다. 당시 금융자율화와 그린벨트 해제 등 개방적인 부동산 정책을 폈다.
-버블은 어떻게 판단하나? 버블 붕괴 시 나타나는 현상은?
▶가격이 폭등하고 투자력이 급상승한다. 금융회사는 담보가격의 100% 이상을 대출해 준다. 재미있게도 버블 붕괴 시점이 오면 마치 ‘현자’같은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사람이 나타난다. 일본의 버블 붕괴 때도 일본이 세계 금융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뉴욕이나 런던보다 부동산 가격이 낮을 이유가 없다며 탈아시아를 선언한 것도 이때다.
가격 폭등과 투자 급증으로 버블을 키운 사례는 국내에서도 찾을 수 있다. 2000년 전후 닷컴 열풍으로 대변되는 인터넷 기업이 그 예다. 당시 매출이나 수익보다 ‘인터넷 클릭 수’로 기업을 평가하지 않았나.
독자들의 PICK!
-각 지역의 랜드마크 역할을 했던 주상복합의 가격 하락도 이어지고 있다.
▶주택 수요자들이 주상복합의 정체를 알아가는 과정이 아닌가 생각된다. 용적률이 낮고 방재 시스템 문제도 지적되는 등 이런저런 이유로 결국 아파트보다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다.
-부동산시장의 큰손 동향은 어떤가? 건설업계나 정책 입안자들과 교류하다 보면 시장을 좌우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지 않나?
▶강남 3구의 주택만 45만채다. 누가 부동산 시장에서 큰 손이라고 할 수 있겠나. (기자는 “일종의 투기세력이 몰려다니면서 시장을 좌우할 수 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부동산 시장은 완전경쟁시장이다. 시장을 좌우할만한 세력은 없다. 부동산만큼 마켓파워가 없는 시장도 드물다.
-그렇다면 고급정보나 루머에 대한 신뢰도는?
▶그런 게 있겠나. 인터넷이 발달한 만큼 모든 정보가 공개됐다. 정부 계획도 하루아침이면 신문에 나오는 시대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사실 그대로만 써 달라’며 정보전달의 책임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