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용산개발사업의 잘못된 언론플레이

[기자수첩]용산개발사업의 잘못된 언론플레이

송지유 기자
2010.09.15 07:59

지난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빌딩에서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이하 드림허브) 이사회가 열렸다.

이날 이사회의 안건은 LG그룹 계열 정보기술(IT) 서비스 업체인 LG CNS를 새로운 빌딩정보시스템(BIS) 구축사업자로 참여시킬지 여부였다. 기존 사업자인 삼성SDS가 지급보증을 거부하자 드림허브가 삼성의 경쟁사인 LG CNS에 사업 참여를 제안해 이뤄진 것이다.

사업권을 뺏기게 된 삼성SDS는 당연히 LG CNS의 사업 참여에 반대했고, 이사회는 접점을 찾지 못해 오후 늦게까지 마라톤 회의가 이어졌다. 하지만 이날 오후 가판을 발행하는 일부 언론매체에는 서울 용산개발에 LG그룹 계열사인 LG CNS가 참여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기사가 실렸다.

가판이 제작·인쇄돼 시중에 풀린 오후 6시는 이사회가 끝나기도 전이다. 물론 이사회 결정에 따라 LG CNS의 사업 참여는 불발될 수도 있었다.

그렇다면 여러 언론사가 확정되지도 않은 내용을 왜 앞다퉈 보도한 것일까. 내막은 드림허브 홍보담당자가 확정되지도 않은 이사회 안건을 가판을 발행하는 조간 매체에만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행히 삼성SDS에 용산 BIS 시공물량의 10%를 기득권으로 인정해주기로 하면서 이사회의 갈등이 일단락됐지만 대대적인 오보가 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더 큰 문제는 사업 지분을 둘러싼 갈등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삼성SDS는 드림허브 지분 3%를 출자한 투자사로서 공정하고 형평에 맞는 시공권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물산을 대체할 건설투자자가 나타날지도 의문이다. 코레일과 LG CNS이 조달하는 자금 외에도 건설투자자 몫으로 9500억원의 지급보증이 이뤄져야 한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선 올 연말까지 시공사 선정, 자금 조달 등을 완료하겠다는 드림허브의 야심찬 계획의 실행 여부는 불투명하다.

단군 이래 최대 사업이라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긴 안목으로 탄탄한 마스터 플랜을 수립해 체계적으로 사업을 끌고 나가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확정되지도 않은 내용으로 시장을 왜곡하고 기존 투자사와의 갈등을 조장하는 사업 방식은 갈길이 먼 용산 개발사업의 걸림돌이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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