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도시건설·부동산개발로 승부한다"

"해외도시건설·부동산개발로 승부한다"

대담=문성일 건설부동산부장, 정리=이군호기자, 사진=이명근 기자
2010.12.27 09:14

[머투초대석]한미파슨스 김종훈 회장…외국계엔지니어링기업 인수 추진

1990년대 후반한미파슨스(30,500원 ▲4,400 +16.86%)(회장 김종훈)는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건설사업관리(CM : Construction Management) 용역을 수주했다. 당시 국내에서는 CM이란 단어가 생소할 때였다.

한미파슨스는 40%의 적자가 불가피했지만 전력을 다해 이 사업을 완수했다. 당장의 적자보다는 시장 선점이 우선이라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 판단은 적중해 한미파슨스는 줄곧 국내 CM업계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내년 창립 15주년을 맞는 한미파슨스가 또다른 결단을 내렸다. 외국의 엔지니어링·설계기업을 인수하고 부동산개발사업을 확대해 나가는 전략을 꺼내든 것이다. 김종훈 회장(사진, 61)은 본업인 CM과 PM(Project Management) 시장에서 안주하지 않고 전세계적으로 수요가 커지고 있는 해외 도시개발시장과 부동산개발사업을 확대해 기업역량을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 회장은 장기적으론 사업구조를 ECD(Engineering-Construction-Development)로 진화시켜 나간다는 구상이다. 국내 건설사들의 목표점인 EPC(Engineering-Procurement-Construction) 구조와는 접근방식을 달리하고 있다.

- 본업인 CM과 PM에 대해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요. 최근의 시장 현안과 앞으로 시장 전망은 어떻습니까.

▶CM·PM이 건설산업을 선진화시키는 도구라는 점에서 성장성은 높습니다. CM·PM이 건설산업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건설비용을 절감하며 건설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도구가 될 수 있어서죠. 미국과 영국의 경우 민간과 공공을 모두 합쳐 전체 건설공사의 절반 이상에 CM·PM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벡텔, 플루어다니엘, 제이콥, 파슨스, CH2M HILL 등 세계적인 건설메이저기업만 봐도 대분분 CM·PM 기업입니다. 특히 메이저 세계 건설시장 중 하나인 중동의 경우 CM·PM기업이 대부분 관여돼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공공공사 시장도 CM·PM을 선택적으로 적용하고 있고 토목사업과 플랜트 분야는 적용 자체가 전무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전체 건설공사의 5~10%만 CM·PM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같은 점에서 국내 CM·PM시장이 선진국처럼 성장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다행히 조만간 'CM at Risk(책임형 CM)' 법률개정안이 공공공사에 도입될 예정이어서 공공기관 이전사업과 비주거(상업용) 건축시장에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 건설산업에서 CM·PM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최근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이 경총 CEO 간담회에서 연간 국토부 예산 70조원(산하기관 포함)의 10~20%를 절감하는 게 임기내 마지막 목표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CM·PM 역할은 체계적인 건설사업 관리를 통해 고품질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동시에 건설비용을 절감하는 것입니다. 국가예산 절감 측면에서 가장 효과적인 대안입니다.

정부가 최저가낙찰제 공사를 통해 공사비를 절감하려 하지만 그 효과는 미미할 뿐 아니라 선진국에서는 부작용 때문에 포기한 제도입니다. 국내 상황만 보더라도 최저가낙찰제 공사가 공사 완공 때는 설계변경 때문에 공사비가 오히려 늘어난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CM·PM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인수합병(M&A)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기업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요.

▶국내 건설시장은 연간 1000억달러 규모에 불과하지만 해외건설시장은 연간 6조달러에 달합니다. 해외로 진출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한미파슨스는 현재 36개국에 진출해 15개국에서 활발하게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역량으로 무작정 해외로 진출해봐야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고 결국 경쟁력있는 외국기업의 M&A를 검토하게 됐습니다. 현재 엔지니어링과 설계에 강점이 있는 외국계 기업을 인수대상에 올려놨습니다.

한미파슨스는 도시개발과 친환경 건설시장에 포커스를 맞추고 해외로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도시개발 수요가 늘고 있고 인도만 보더라도 향후 15년간 30~50개의 도시를 건설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강점을 갖고 있는 정보통신기술(IT)과 친환경기술을 바탕으로 해외 도시개발시장에 진출한다면 성공 가능성이 높으며 인수한 기업이 이 계획에 힘을 실어줄 것입니다. 해외기업뿐 아니라 국내기업도 M&A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도시형생활주택을 통해 부동산 개발시장에 진출하셨는데요.

▶올해 서울대입구역 도시형생활주택을 시작으로 부동산개발시장에 발을 들였습니다. 사실 한미파슨스가 추진하는 부동산개발사업은 기존 사업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결정적인 차이는 혁신적인 공기 단축입니다.

한미파슨스는 이미 10여년전부터 아파트나 건축물 시공시 3일에 1개층씩 짓는 '쓰리데이(3-day) 싸이클' 기술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론 2일에 1개 층이 올라가는 공법을 적용할 계획입니다. 기술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났습니다.

공사기간이 다른 사업보다 3분의 1이 단축되는 겁니다. 공기 단축은 건설공사 비용 절감으로 이어집니다. 공사비가 절감되면 그만큼 분양가를 낮출 수 있습니다. 서울대 입구역 프로젝트는 분양가를 낮춘데다 도시형생활주택 시장 성장과 입지적 장점 등이 시너지를 일으켜 100% 분양에 성공했습니다.

정확히 밝히기는 어렵지만 매출액 대비 수익률은 10%가 넘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투자수익률로 따지면 20~30%가 될 것입니다. 사업 추진을 위해 자체자금을 투자하긴 했지만 외부자금도 일부 조달했기 때문에 투자자에게 이익을 배당해야 합니다.

- 엔지니어링기업이 부동산개발사업을 추진한다고 했을 때 주위의 반응이 어떠했나요.

▶일각에선 용역업체가 무슨 부동산개발사업을 시행하냐는 시선이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미파슨스는 자신이 있었습니다. 공사 수행에 필요한 건설기술과 사업관리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타당성조사와 같은 계획단계의 역량도 충분하기 때문에 오히려 쉬웠습니다.

특히 공사기간 단축을 통한 공사비용 절감과 CM·PM 역량을 인정받아 금융조달도 문제가 없었습니다. 서울대입구역 프로젝트 성공 이후 금융권으로부터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2015년까지 ECD 기업으로의 성장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엔지니어링과 건설공사 수행능력에 개발역량까지 갖춘다면 전세계적으로 드문 사업구조를 갖게 됩니다. 서울대입구역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내년 2차와 3차 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다만 개발전문기업이 아니어서 리스크를 관리해가며 단계적으로 추진할 겁니다. 상품 품질에 대한 자심감이 있고 역량이 충분하기 때문에 부동산개발시장에서 성공모델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 최근 '우리는 천국으로 출근한다'는 제목의 책을 출간하셨습니다. 반응도 상당히 좋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리더로서의 의무입니다. 기업의 성공은 그들 자신만의 노력도 있었겠지만 사회 구성원들의 도움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우리 기업인들은 종종 존경의 대상보다는 지탄의 대상이 돼 온 게 사실입니다.

2000년대 초 인구감소 문제가 불거졌을 때 한미파슨스는 출산장려금과 육아비용을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기업이 일부만 지원할 때 우리는 무제한으로 지원했습니다. 최근에는 지원을 더욱 확대하고 입양아까지 지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지원을 늘렸지만 기업 입장에서 큰 부담은 아니었습니다. 이같은 사회를 위한 고민과 좋은 직장 만들기를 책에 담았습니다. 책 제목도 직원이 제안한 것입니다. 출판사는 제목이 주는 종교적 뉘앙스 등을 감안해 제목을 바꾸자고 했습니다만 그대로 진행했습니다.

이 책은 기업 최고경영자들만의 공유물이 아닙니다. 미래 경영자가 되려는 임직원들에게는 어떻게 사회공헌을 할 지 아이디어를 줄 수 있고 학생들에게는 미래의 비전이 될 수 있습니다.

인세 전액을 장애인 돕기에 사용합니다. 이미 5000만원의 인세를 같은 목적으로 관련 단체에 전달했습니다. 연말 이 책을 구매하는 것만으로 불우이웃돕기를 하는 것이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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