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관련법 개정시 오류…리츠·펀드·PFV '3배 세금폭탄'
서울 도심에서 4000억원 규모의 오피스텔 개발사업을 추진하려던 A시행사는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를 설립하고 올 초 본격 토지매입에 착수하려다 이를 중단했다. 서울 외곽 오피스를 인수해 부동산투자회사(리츠)를 설립하기 위해 지난해 토지를 계약했던 B사도 올 초 잔금 납부를 잠정 유예했다.
행정안전부의 실수로 리츠, 부동산펀드(부동산집합투자기구), PFV가 올 1월1일 이후 매입하는 부동산에 내지 않아도 될 세금을 납부해야 될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행안부는 실수를 인정해 과세 유예 방안을 강구 중이며 국회와 협의해 2월 임시국회에서 보완할 방침임을 밝혔지만 관련 절차의 시행시기가 불확실한데다 토지매입 작업 중단이 불가피해지는 등 관련 시장 일대에 상당한 혼란이 예상된다.
18일 부동산업계와 행안부 등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정부는 리츠·펀드·PFV에 대한 취득·등록세 50% 감면을 2012년까지 연장하고 수도권과밀억제권역내 부동산 등기시 등록세 중과(3배) 배제도 2012년 말까지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지난 1월1일부터 개정 시행된 조세특례제한법에선 특정 문구가 삭제돼 취득·등록세 50% 감면은 가능하지만 수도권과밀억제권역내 부동산 등기시 내야 하는 취득세는 중과될 처지에 놓였다.
행안부가 옛 조세특례제한법 제119조(등록세의 면제 등)에서 '지방세법 제138조(대도시 지역 내 법인등기 등의 중과) 1항의 세율을 적용하지 아니한다'는 문구를 새 조세특례제한법 제120조(취득세 면제 등)에서 삭제했기 때문이다.
지방세법 제138조 1항은 대도시지역내 법인등기 등에 대해서는 해당 세율의 100분의 300으로 중과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만약 옛 법에서처럼 중과 배제가 안되면 리츠·펀드·PFV가 수도권과밀억제권역에서 취득, 등기하는 모든 부동산에 대해선 취득세(옛 법에선 등록세)가 3배 중과된다.
예를 들어 리츠·펀드·PFV가 1000억원짜리 부동산을 취득할 경우 옛 법대로라면 등록세 2.4%(등록세 2%+지방교육세 0.4%)의 절반인 1.2%, 즉 12억원만 납부하면 됐다. 하지만 중과규정이 삭제되면서 1.2%의 3배인 36억원을 중과세로 내야 한다.
가뜩이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이 경색돼 있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사업자들로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특히 현재 추진 중인 리츠·펀드·PFV 사업 대부분이 과밀억제권역으로 묶여 있는 수도권 프로젝트여서 세금폭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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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해프닝이 벌어지자 행안부는 "국회와 협의를 거쳐 오는 2월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새 법에 문구를 보완하고 그 이전까지 실질적으로 과세 유예를 할 수 있는 조치를 강구중"이라고 해명했다. 과세유예 방안은 취득세를 징수하는 지자체에 새 법에 문구가 보완될 때까지 중과하지 말도록 지침을 내려 보내는 방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부동산업계는 법 보완이 지지부진해지고 과세유예 방안이 현장에서 제대로 정착되지 못할 경우 리츠·펀드·PFV는 일단 중과된 세금을 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 리츠 관계자는 "이번 해프닝으로 일정 차질은 물론 토지매입이 일시 중단되고 이로 인해 금융비용 등의 부대비용이 늘어나 전체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설령 행안부 주장대로 환급받더라도 그 절차와 후속조치 불확실 등을 감안할 때 주주들을 설득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