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산업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철회가 결론을 내지 못한 채 한 달을 훌쩍 넘겼다. 법원이 법정관리 개시일정을 늦춰주면서까지 막판 조율을 위한 배려에 나섰지만 매듭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이 발행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사들인 투자자들의 속만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두 회사가 법정관리를 철회하고 자금을 지원받아 ABCP 원리금을 갚으면 최선이지만 원금의 절반만 상환하거나 법정관리를 밟으면 원금상환은 기약할 수 없다.
법정관리 철회가 어렵게 된 원인은 이해당사자들이 얽히고설켜 대립각을 세우는데다 서로 한치의 양보도 안하려는 데 있다. 공동채무자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은 책임 떠넘기기에만 주력한다. 금융회사들도 조율자로서 역할을 제대로 못한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주단인 우리은행과 동양건설에 일반대출을 해준 신한은행은 각각 삼부토건과 동양건설 측 입장을 대변하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우리은행이 삼부토건으로부터 라마다르네상스호텔을 담보로 제공받고 7500억원의 신규자금을 지원, ABCP 2100억원 중 삼부토건 몫인 1050억원을 갚는다는 데 합의를 봤다.
그러나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의 '중첩보증'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합의다. 당초 삼부토건이 헌인마을에서 문제가 생기자 담보능력이 부족한 동양건설의 채무인수를 거부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한 한달여 전 상황과 다를 게 없는 것이다.
문제의 발단이 PF여서 대주단인 우리은행에서 추가 자금을 지원하든지 삼부토건이 동양건설 몫까지 추가 담보를 내놓아야 한다는 신한은행과 동양건설의 주장 역시 변한 게 없다.
아무리 중첩보증 계약을 했더라도 상황이 이 정도면 동양건설의 최대주주나 대주주가 자금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감독당국도 투자자들의 불필요한 피해를 줄이려면 '관치'를 우려해 관망하기보다 적극적인 조정자로 나설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