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불안에 신규 발주 지연…중동 재정확대 추세 하반기 회복세 전망
연초 '재스민 혁명'으로 불리는 민주화 시위가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휩쓴 악조건에도 해외 공사를 따냈던 국내 건설사들이 2분기 들어 별다른 실적을 거두지 못하면서 해외 수주가 전년보다 33% 가량 감소했다.
중동 국가들이 민주화 시위 이전에 계획한 프로젝트의 경우 예정대로 진행했지만 신규 발주를 유보한 탓이다.
11일 건설업계 및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의 해외공사 계약금액(9일 기준)은 225억885만달러로 전년도 같은 기간 335억5937억원보다 32.9% 감소했다. 해외 공사 건수는 총 219건으로 전년 동기 238건보다 8% 줄었다.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 715억7881만달러의 31% 수준에 머물고 있다.
올해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대부분 이뤄졌다. 사우디아라비아 건설 수주금액은 90억3040만달러로 전년 동기(15억8787달러)대비 468.7% 급증했다. 올해 전체 수주의 40%에 달할 만큼 사우디 '붐'을 보였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민주화 시위 확산을 막으려고 재정지출을 늘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우디를 제외하면 아랍에미리트(-186억1826만달러), 투르크메니스탄(-12억588만달러), 인도(-10억2445만달러), 쿠웨이트(-4억4001만달러) 등의 수주가 지난해 보다 큰 폭으로 줄면서 부진한 성과를 나타냈다.

업체별로는 대림산업이 올해 해외에서 2876만달러 수주해 지난해 동기 4억7226만달러에 비해 94% 급감하는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대림산업은 사우디의 석유화학 플랜트 등 총 77억달러 규모의 공사 프로젝트에 입찰을 계획하고 있어 이 결과에 따라 올해 성적이 판가름 날 전망이다.
두산중공업과 삼성물산도 올해 각각 1억3471만달러, 2억6979만달러의 해외 수주를 거둬 전년 동기대비 각각 91%, 65% 줄어든 성적을 기록 중이다.
반면 한화건설의 올해 해외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화건설은 지난 4월 사우디에서 10억500만달러 규모의 발전 담수 플랜트 공사를 따내는 등 올해 12억6944만달러 실적을 거둬 전년도 505만달러에 견줘 큰 폭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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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건설은 최근 이라크에서 단일 규모로 역대 최대인 72억5000만달러에 달하는 신도시 조성공사 계약을 한 바 있어 해외사업에서 눈부신 성장을 보이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도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로부터 샤이바 가스오일 복합단지 건설사업 등 총 7건 44억4183만달러의 공사계약을 체결해 지난해보다 1025%나 급증했다.
전체적으로 지난해에 견줘 부진한 성과지만, 하반기 가파른 회복세를 탈 것이란 긍정적 전망이 대체적이다.
중동국가들이 고유가에 따른 오일머니를 발판으로 해외 발주를 확대하는 추세이고 정국 안정 후 민심 수습을 위해 대규모 건설 사업을 서둘러 진행할 것으로 보이는 하반기부터 가파른 실적 증가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송흥익 대우증권 연구원은 "중동국가들이 안정화를 찾게 될 3분기 이후부터 해외 수주가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고유가가 구조적으로 지속될 수밖에 없어 석유화학·정유 뿐 아니라 발전 플랜트도 대량 발주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도 "북아프리카와 중동의 정국불안은 해외 수주에 단기적 악재인 건 분명하다"며 "그러나 높은 실업률 등 경제적인 요인이 민주화 시위의 주요 원인이라는 점에서 각국 정부가 대규모 재정지출에 나서면 그만큼 수주물량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