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에 '러시아 금발 미녀' 나타난 이유

GS건설에 '러시아 금발 미녀' 나타난 이유

송지유 기자
2012.01.18 05:05

[인터뷰]GS건설 정규직으로 입사한 글로벌 인재 '레비키나 소피아'

- 수십대 1 경쟁률 뚫고 올 입사

- 러시아 플랜트 입찰업무 전문

- "한국사랑…한인 남친과 약혼"

↑레비키나 소피아
↑레비키나 소피아

'흰색 남방에 파란색 브이넥니트, 까만색 H라인 스커트, 역시 까만색 스타킹과 하이힐.'

지난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역삼타워의 한 회의실에서 만난 레비키나 소피아(25·사진)는 영락없는 한국 직장인 새내기 차림이었다. 당장 교생실습을 나가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단정한 옷차림이었지만 금발의 긴 생머리와 작은 얼굴, 174㎝의 큰 키는 단연 한 눈에 들어왔다.

소피아는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이달 초 GS건설에 입사한 신입사원이다. 해외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 중인 GS건설에는 중동, 인도 등 외국인 직원이 꽤 많지만 러시아인은 소피아가 유일하다. GS건설이 러시아 플랜트시장 진출을 위한 포석으로 소피아를 글로벌 인재로 채용한 것이다.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 국립대학교에서 동양학(주전공 한국어)을 공부한 그녀는 그저 한국이 좋아서 2006년 무작정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후 대한민국 정부의 글로벌인재 장학프로그램에 선발돼 이화여대에서 정치외교학 석사과정을 밟았다.

"한국어 실력이 많이 부족하고 가족이나 직장문화에도 서툴어요. 한자문화권인 중국·일본친구들보다 몇 배는 더 노력해야 겨우 따라갈 수 있죠. 러시아와 완전히 다른 환경 때문에 때론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끝까지 해보려고요. 한국은 알면 알수록 재미있고 사랑스러운 곳입니다."

한국어로 매끄럽게 인터뷰에 응할 정도로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는 실력이지만 아직 배울 게 많다는 소피아. 한국인들만 이해하는 관용어구와 건설 전문용어까지 완벽하게 구사하고 싶다는 똑소리나는 욕심도 내비쳤다.

오는 2월 대학원 졸업을 앞두고 진로를 고민하던 소피아는 한국에서 일자리를 찾기로 결심하고 기업들의 채용정보를 열심히 수집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직장을 구하는 게 마음처럼 쉽지만은 않았다.

소피아는 "외국인 직원을 찾는 기업은 많지만 대부분 단기계약직으로 고용한다"며 "외국인을 한국 직원들과 똑같이 대우하고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GS건설을 알게 돼 1순위로 지원하게 됐다"고 입사 배경을 밝혔다.

그녀의 목표는 GS건설의 러시아 플랜트공사 입찰업무를 전문으로 맡는 것이다. 소피아는 "러시아는 사회 전반적으로 부정부패가 만연한데다 개인생활과 직장생활 구분이 명확한 근로문화 때문에 한국기업들이 사업 추진에 애를 먹는다"며 "GS건설이 이같은 리스크를 극복하고 러시아에서 플랜트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도현밴드'의 음악을 즐겨듣고 갈비탕과 설렁탕, 된장찌개, '소맥'(소주+맥주 혼합주)을 좋아하는 소피아는 오는 3월 초 새색시가 된다. 3년간 교제해온 한국인 남자친구와 결혼을 약속한 것. 다음 달에는 러시아에 있는 부모님이 상견례 등 결혼 준비를 돕기 위해 한국 나들이에 나선다고.

자신의 꿈을 위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유학생 후배들에게는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이 있듯이 사소한 것이라도 거부하지 말고 받아들여야 한다"며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시간이 지나면 값진 경험이 될 것"이라고 소피아는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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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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