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성과와 과제는…

"전셋값 때문에 어디로 이사 가야할지 고민하는 세입자들이 많습니다. 그나마 다가구 매입임대주택나 도시형생활주택에 입주한 세입자들은 사정이 나은 편이죠."
지난해 6월9일,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서민 밀집주거지역인 서울 관악구 신림동과 봉천동을 찾았다.
권 장관은 이 일대 중개업소와 다가구 매입임대주택, 도시형생활주택 등을 들러 입주자들의 얘기를 유심히 들었다. 전셋값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들의 고통을 직접 살펴보기 위해서였다. 취임한지 9일 만의 일이다.
권 장관은 이 자리에서 "서민들이 주거생활에서 실제로 겪는 어려움을 직접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현장에서 들은 의견들은 면밀히 검토해 앞으로 정책 추진에 참고하겠다"고 말했다. 두달여 만에 8·18 전·월세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했고 시장은 점차 안정화되기 시작했다.
권 장관은 최근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출입기자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법으로 안되는 것 빼고 풀 건 다 풀었다"고 술회했다. 실제 그는 1년의 임기동안 4차례의 대책을 내놨다. 침체된 시장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얼마나 기울여 왔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권 장관이 1년간 추진했던 성과 중에는 전·월세가격 안정 외에도 4대강 살리기사업과 경인아라뱃길을 꼽을 수 있다. 이들 대규모 사업은 이명박 정부의 중요 국책사업이었다. 안전성과 환경 파괴에 대한 반대 여론과 우려도 있었지만, 권 장관 취임후 큰 사고없이 비교적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4대강의 경우 지난해 10월부터 16개보가 개방 행사를 가진 이후 대부분 공사가 마무리됐고 순차적으로 준공되고 있다. 경인아라뱃길도 지난 25일 공식 개통행사를 열고 본격 운영을 개시했다.
이 사업은 운하를 통한 물류 활성화와 레저활동 및 지역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권 장관은 "'아니면 말고'식으로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일각에서 제기됐지만, 민관합동 점검단 조사결과를 통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면서 "특히 주변지역은 460만명의 국민이 다녀갈 정도로 지역명소가 됐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6월 골프와 공짜식사 금지 등을 골자로 한 조직문화 선진화 방안을 내놓고 지난 1년여간 꾸준히 진행된 청렴운동도 빼놓을 수 없는 치적이다. 권 장관 취임 전후 불거졌던 국토부 직원들의 '제주 연찬회' 등 비리와 금품수수 등의 악재를 발빠르게 수습, 조직 내부를 다잡았다는 게 국토부 안팎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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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같은 긍정적 평가에도 완벽하지는 않다. 전·월세 가격은 안정시켰다는 평가지만, 4차례의 대책에도 매매거래 부진이 지속되는 등 시장 활성화에선 큰 성과를 보지 못했다.
최근 낙동강사업에서 부산지방국토관리청 직원이 시공업체에서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되는 등 일부 남아있는 비리도 '옥의 티'다. 권 장관 스스로도 "여전히 일부 구태를 벗지 못한 점 때문에 많은 직원들의 노력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표명했다.
논란의 핵심인 KTX 경쟁체제 도입 등은 권 장관의 과제이면서 도전이다. 대기업 특혜와 요금 인상 우려 등의 논란으로 반대 여론도 거세지만, 권 장관은 KTX 경쟁체제 도입에 대한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추진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권 장관은 "100점짜리 정책이란 없으며 어느 쪽이 더 좋은지를 선택하는 문제"라며 "끝장 토론을 실시해서라도 설득해 나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권 장관은 남은 임기동안 이같은 과제를 안고 어떤 성과를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