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층 랜드마크빌딩 무산된 상암DMC 운명은?

133층 랜드마크빌딩 무산된 상암DMC 운명은?

이군호 기자
2012.06.01 17:14

서울시, 용지 활용방안 재검토해 사업자 재선정… 전문가, 새로운 접근방식 필요

↑서울시와 서울라이트타워간 토지매매계약 해지가 추진 중인 서울 상암DMC 랜드마크빌딩 조감도. ⓒ서울시 제공
↑서울시와 서울라이트타워간 토지매매계약 해지가 추진 중인 서울 상암DMC 랜드마크빌딩 조감도. ⓒ서울시 제공

총 사업비 3조7000억원 규모의 서울 상암DMC(디지털미디어시티) 랜드마크빌딩(조감도) 건립 프로젝트가 결국 무산됐다. 서울시가 해당 사업지를 공급받은 서울라이트타워㈜ 측이 토지대금을 장기간 미납하는 등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데다, 정상적인 사업추진 의지도 없다며 계약해제를 통보해서다.

시는 전문가와 시민 의견을 수렴해 용지 활용방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한 뒤 사업자를 재공모할 계획이지만, 부동산경기 침체와 금융시장 위축 등의 여파로 만만치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다만 랜드마크빌딩이 들어설 예정인 중심상업지역이 상암DMC의 마지막 개발가능지인만큼 현실적인 토지이용계획과 개발구상안이 나온다면 사업자를 재선정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사업성 악화, 특혜 논란에 3.7조짜리 사업 무산

시는 당초 서울라이트타워와 토지대금을 5년간 10회에 걸쳐 분할납부키로 약정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4회차 분납금 일부만 납부한 후 원금 1122억원을 연체하고 있어 시가 언제든지 계약 해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특히 시는 서울라이트타워가 사업성 악화를 이유로 공모기준과 다른 사업계획으로 변경하려하자 사업자 선정의 공정성 훼손과 특혜 부여라는 논란을 피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서울라이트타워는 지상 133층, 주거비율 20%의 당초 원안을 지상 70층(공모기준 100층 이상)으로 축소하고 주거비율은 50%로 올리는 방향으로 사업계획 변경을 시에 요구했다.

시는 서울라이트타워가 납부한 토지대금 1965억원에서 총 매매대금의 10%에 해당하는 위약금과 대금납부 이행지체 연체료, 토지사용료 등을 귀속하고 부정당업자 지정을 통한 입찰참가자격제한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서울라이트타워, 계약해지 수용…대금 회수가 관건

서울라이트타워는 시가 계약 임의해제를 통보함에 따라 이를 수용하고 주주사들과 시와의 계약해지 협상에 대비하기로 했다. 다만 시가 위약금 외에 대금납부 이행지체 연체료, 토지사용료까지 귀속하겠다는 방침에 대해선 강력 반발하고 최악의 경우 토지대금반환청구소송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라이트타워 관계자는 "계약을 유지하지 못한 점은 인정하지만 부당한 대금 귀속에 대해서는 법적 문제를 따져봐야 할 것 같다"며 "시와 협상을 통해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도 반환금액과 방법 및 시기 등에 대해 사업자와 협의하는 등 원만하게 해결하겠다고 밝혀 법정다툼으로 가지 않고 해결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랜드마크 무산된 상암DMC 운명은?

랜드마크빌딩 건설이 무산되면서 상암DMC 중심상업용지 활용방안이 주목받고 있다. 일단 시는 전문가와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용지 특성을 살리는 규모와 기능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 랜드마크 건립 필요성, 기능, 사업성, 사업자 선정방법 등을 재검토한 뒤 DMC 택지공급지침과 지구단위계획 등을 변경하고 공모기준, 택지공급계획 심의를 거쳐 사업자를 재선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업계는 금융시장 위축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건설사 지급보증 구조에서 벗어나 시가 가이드라인을 주고 컨소시엄 멤버와 금융 구도를 중점 평가해 사업자를 재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외국 펀드로부터 상암DMC 랜드마크빌딩내 호텔 선매입 문의가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펀드 구조로 컨소시엄을 짜고 오피스와 호텔 선매각 방식으로 사업을 풀어갈 필요가 있다는 것.

부동산개발컨설팅업체인 RDN 강재준 대표는 "랜드마크빌딩이 지상 80층을 넘을 필요없다"며 "시가 불편한 대중교통 문제를 해결해주고 하늘공원과의 연계방안을 포함해주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산업 비전이라는 차원에서 상암DMC 랜드마크를 접근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도시·건축 마스터플래너(MP)인 플래닝코리아의 이병주 대표는 "'서울 규장각'이라는 콘셉트로 조선의 600년 문화 종자를 개발하는 문화 발신지로 랜드마크화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며 "미디어, IT, 생태산업, 청정에너지, 금융, 디자인, 아웃도어산업 등이 입주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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