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라이트타워 133층→70층 설계변경 요구…"필요성 있지만 행정 일관성 훼손 안돼"

사업성 악화로 무산위기에 놓인 서울 마포구 상암DMC(디지털미디어시티) 랜드마크 빌딩 사업 정상화를 위해 사업·설계변경을 추진할 경우 계획 변경에 따른 개발이익의 철저한 환수 절차가 수반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상암DMC 실무위원을 맡고 있는 변창흠 세종대 교수는 30일 강희용 서울시의원 주최로 열린 '상암 DMC 랜드마크 133층 고수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공청회 기조발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변 교수는 "부동산시장 변화를 고려해 본래 목적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운용의 유연성을 발휘할 필요는 있다"며 "사업계획 변경 허용여부에 대해 공개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특히 랜드마크 타워가 꼭 133층일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높이가 아니라 이미지나 디자인 기타 디지털 미디어 요소를 통해 아이콘 기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상암DMC에 입주한 LGU+의 경우 용적률 상향에 따라 발생한 이익을 대규모 조형시설물로 환수한 사례가 있다는게 변 교수의 설명이다.
다만 변 교수는 "공모를 통해 결정된 사업 계획 내용을 시행사 자의적으로 변경을 허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사업 계획변경에 따라 발생하는 이익은 철저하게 사회적으로 환수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사업 시행사인 서울라이트는 지상 133층, 주거비율 20%를 원안으로 한 상암DMC 랜드마크 사업계획을 지상 70층 1개동, 50층 1개동, 45층 2개동에 주거비율 30%로 변경하는 안을 시에 제출했다. 변경된 사업계획에서 지상 70층 빌딩은 오피스전용으로, 50층 빌딩은 호텔전용으로, 지상 45층 빌딩은 오피스텔과 주상복합아파트로 각각 쓰인다.
이에 더해 서울라이트측은 5월31일까지로 연기된 개발지연 배상금의 부과 시기도 사업 정상화 시기까지 연기해 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한 상태다. 유현주 서울라이트타워(주) 대표는 "당초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할 경우 1조2000억원 이상의 큰 손실이 예상된다"며 "사업성 제고를 위한 사업계획 변경을 통해 사업이 정상화 될 수 있도록 서울시의 적극적인 협조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유재윤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미 용산, 여의도, 잠실 등에서 초고층 건립이 계획돼 있는 상황에서 동양 최고층을 고집한다는 것은 넌센스"라며 "행정의 일관성 유지도 중요하지만 잘못된 결정이 내려졌다면 최대한 빠른 시일안에 수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사업성 제고를 위해 오피스와 오피스텔, 주거시설을 확충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사업변경안이 긍정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인근 가재울 뉴타운의 신규물량이 대규모로 공급될 예정인데다 국방대학교 인근 서울시 장기전세임대(시프트) 공급완료, 오피스·오피스텔 공실률 증가 등 시장 수요의 변화요인이 있어서다.
독자들의 PICK!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실장은 "기존 시행사가 초래한 프로젝트의 문제점과 손실은 시행사가 분명하게 안고 가도록 해야 한다"면서도 "단순한 수익성이나 사업성 제고 측면 외에도 사업 추진을 통한 일자리 창출, 서울시의 상징성 확보, 상권 활성화 등을 위해 긍정적 해답찾기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133층 초고층 건립이라는 원안 고수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권혁소 서울시 경제진흥실장은 "사업성 악화 이유로 제시된 부동산 경기침체는 2008년말이 이미 일반적으로 예견됐던 것"이라며 "사업기간이 2009년4월인 점을 감안하면 불가항력적으로 설계변경이 필요하다는 시행사측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성희 상암DMC 입주자협의회 대표는 "서울라이트는 사업 파행에 따른 책임을 느껴야 한다"며 "서울시와 의회는 공급당시 조건이 아닌 자금경색 등 현실적인 문제점을 검토해 실현가능한 긍정적인 조치를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