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DMC 랜드마크, 계약해지 동의율 못채워…미착공시 6월1일부터 매일 1억씩 배상

그동안 소규모 민간투자사업 계약이 해지된 경우는 있지만 총사업비가 3조원에 달하고 토지중도금을 4차에 걸쳐 1965억원을 지급한 프로젝트가 계약해지를 거론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욱이 최대출자자인 교직원공제회가 어떤 결론도 내리지 않아 계약해지 동의율을 채우지 못하는데다 당장 6월1일부터 미착공시 매일 1억원의 배상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어서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졌다.
◇서울시 "133층 지어라"…사업자 "70층으로 낮춰야"
상암DMC 랜드마크빌딩은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계획됐다. 그만큼 △용산역세권 랜드마크빌딩(지상 111층) △잠실 롯데수퍼타워(123층) △서울숲 글로벌비즈니스센터(110층) 등 서울에서 추진되는 초고층 빌딩들보다 한수 위로 꼽혔다.
하지만 금융위기 여파로 자금조달시장이 얼어붙은데다 초고층 빌딩 공급 과잉에 따른 사업성 저하와 일반 고층빌딩보다 2배 가까이 비싼 공사비 때문에 원안대로하면 1조원 이상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판단, 사업계획 변경에 나섰다.
지난 4월 지상 133층, 주거비율 20%를 원안으로 한 사업계획을 △지상 70층 1개동 △50층 1개동 △45층 2개동에 주거비율 30%로 변경하는 안을 서울시에 제출한 것.
하지만 서울시는 100층 이하 건물이 들어설 경우 랜드마크빌딩의 상징성이 사라지고 주거비율을 높이면 특혜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며 원안을 고집했고 최근 사업시행자인 서울라이트타워에 원안 추진 여부를 확정해줄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서울라이트타워는 출자사들을 대상으로 이를 확인하는 주주총회를 열었지만 정관상 요건인 75% 동의를 충족하지 못해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업계획 변경은 상암DMC 조성 목적에 반하기 때문에 사업계획 변경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서울라이트타워로부터 최종 의사를 접수하는 대로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어려움을 겪는 공모형PF(프로젝트파이낸싱) 개발사업 조정에 착수한 것과 비교하면 이같은 접근방식이 보수적이지 않냐는 지적에 대해 서울시는 "당시 상암DMC 랜드마크빌딩도 조정대상으로 신청했지만 포함되지 않았던 이유가 사업성격이 여타 PF사업과 다르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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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해지냐, 매일 1억원 배상금을 물어낼 것이냐" 딜레마
계약해지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서울라이트타워는 딜레마에 빠져있다. 출자사의 75% 동의를 얻지 못해 계약해지를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인데다 착공시한은 31일로 다가오고 있어서다.
계약해지 동의율을 확보하지 못한 이유는 지분 20.17%로 최대출자자인 교직원공제회가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 최대출자자는 궁극적으론 최대손실자가 된다.
서울라이트타워에 따르면 계약해지에 따른 출자사들의 최대손실액은 1000억원대로 추정된다. 토지계약금 360억원과 자산관리회사(AMC) 운영비 430억원, 토지사용료, 이자 등을 포함한 수치다. 따라서 교직원공제회는 200억원대 손실을 볼 수 있다.
계약해지 동의율을 채우지 못했다고 사업을 끌고갈 수도 없다. 6월1일부터는 실제 공사에 들어가야 해서다. 착공하지 않을 경우 서울라이트타워는 서울시에 매일 1억원에 가까운 개발지연배상금을 납부해야 한다.
서울시도 고민스럽긴 마찬가지. 계약이 해지될 경우 새로운 사업자를 공모해야 하지만 부동산경기 침체와 금융시장 불안 등을 감안하면 사업자 모집이 어렵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서울라이트타워가 개발지연배상금을 내지 않을 경우 서울시는 돌려줘야 하는 토지중도금에서 차감할 공산이 커 소송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게 부동산업계 전망이다.
서울라이트타워 관계자는 "서울시가 방침을 정해놓고 무조건적으로 계약해지로 몰아가는 것은 발주기관으로서 사업진척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