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공사 용지 93% 매각불발…사업재조정 압박

SH공사 용지 93% 매각불발…사업재조정 압박

민동훈 기자
2012.07.10 05:05

- 문정·은평 등 매각 추진 61필지 중 57필지 유찰

- 획지 분할 후 재매각, 민간 매각용지 확대 검토

- 항동·세운4구역 등 시기조정, 문정컬쳐밸리 취소

서울시 산하 SH공사가 문정, 은평지구 등 13개 사업지구에서 용지분양에 나섰지만 부동산시장 침체로 선뜻 매입에 나서려는 수요가 없어 대부분 유찰됐다. 용지 매각을 통해 17조5000억원에 달하는 부채 문제를 일부 해결하려 했던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보상이 지연되고 있는 항동보금자리지구 등 SH공사가 주체로 진행하던 일부 사업의 재조정 압력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참고박원순표 임대주택 8만가구 물건너가나]

[참고서울시 임대공급 비상…SH공사, LH式 사업재조정]

10일 SH공사에 따르면 지난 6일 진행된 문정, 은평지구 등 13개 사업지구 61개 필지에 대한 공개입찰에서 4개 필지만이 주인을 찾았다. 93% 이상의 토지가 매입자를 찾지 못한 셈이다.

낙찰된 필지는 △강동구 강일동 499-2번지 일대 주차장용지 △마포구 상암동 669번지 일대 업무시설용지 △강남구 세곡동 190-3번지 일대 주차장용지 △서초구 신원동 271-21번지 일대 호텔용지 등이다.

이 가운데 3명이 입찰에 참여한 상암동 업무시설용지를 제외하면 낙찰된 3곳의 필지엔 각 1명씩만 참여하는데 불과했다. 낙찰가율은 상암 131.2%, 내곡 111.4%, 강일 102%, 세곡 100% 등을 기록했다.

이처럼 SH공사가 공급한 토지가 수요자들로부터 외면받은 이유는 부동산시장 침체와 함께 높은 분양가 탓이 크다는 분석이다. 문정지구 미래형업무 특별계획구역의 경우 입찰 최저가가 3.3㎡당 2400만~2760만원대다. 은평지구 상업용지도 3.3㎡당 2000만~2100만원대로 책정했다.

SH공사는 당장 올해까지 문정·마곡·은평지구 등의 용지 분양과 아파트 분양 등으로 투자비 6조6438억원을 회수해 2502억원의 채무를 줄여야 한다. 2013년과 2014년에도 문정·마곡·은평·위례신·세곡지구 등의 투자비를 각각 8조3783억원, 8조743억원씩 회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통해 차입금도 지난해 12월 12조2261억원에서 오는 2014년 7조198억원으로 줄일 계획이다.

문제는 용지매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전반적인 사업재조정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SH공사는 일단 사업재조정을 통해 △미착공지구 투자시기 유예 9783억원 △저(低)타당성 사업방식 변경 381억원 △문정지구 컬쳐밸리 조성 취소 682억원 △일부 택지지구 용지 민간매각 5066억원 등을 감축할 방침이다.

SH공사는 또 팔리지 않은 토지에 대해 면적을 줄이거나 용도를 바꾸는 등의 토지이용계획 변경을 통해 재매각에 나설 방침이다. 용지면적이 1만㎡가 넘는 문정지구 특별계획구역과 마곡지구 상업용지를 1필지당 2~4개로 잘게 쪼갠다는 것이다.

[참고필지당 수천억대 문정동 미래업무용지 쪼개판다]

미착공 사업지구 중 예산 미확보로 보상이 지연되고 있는 구로구 항동보금자리지구와 종로구 세운상가 일대 세운4구역 등의 경우 사업시기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당초 연내 사업을 추진하려던 이들 지구의 경우 행정안전부의 SH공사채 발행 승인 여부에 따라 일정이 1년내지 2년 이상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송파구 문정동 문정지구 지하 공간에 한류관광, 문화, 전시시설 등을 조성할 계획이었던 '문정컬처밸리' 프로젝트와 항동지구 일부 토지의 민간매각 등도 사업재조정 대상에 포함됐다.

SH공사는 이같은 사업재조정 계획 외에 2014년까지 임대주택 8만가구 건설을 위해 필요한 1조2753억원의 시 출자금에 대한 적기 지원과 공익사업에 대한 손실을 시가 보존해주는 방식의 재정지원 근거 마련도 요구하고 있다.

당장 오는 9월로 예정된 SH공사채 발행과 마곡지구 개발계획변경 고시, SH공사 재정지원 조례 제정 등이 대표적이다. 시 관계자는 "부채감축과 임대주택 확보 병행을 위해 시가 정책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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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훈 기자

미래는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하는 가에 달려 있다. 머니투데이 정치부 더300에서 야당 반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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