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SH공사 부채, 닥달할 문제 아니다

[기자수첩]SH공사 부채, 닥달할 문제 아니다

민동훈 기자
2012.07.10 06:22

 부채감축과 임대주택 공급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서울시 산하 SH공사의 노력이 눈물겹다. 임대주택은 박원순 시장 임기 중 기존 6만가구에 2만가구를 추가해 총 8만가구를 지어야 하는데 부채는 7조원 이상 줄여야 해서다.

 SH공사는 지난 2월 민간 건설전문가인 이종수 사장 취임 이후 다양한 부채감축 계획을 내놨다. 미분양으로 신음하는 은평뉴타운의 대형 평수를 최대 1억원 할인분양에 나서는가 하면 '알짜배기땅'으로 꼽히는 강서구 마곡지구 상업용지와 송파구 문정지구 미래형업무용지를 잘게 쪼개 재매각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당초 계획에 비해 사업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당장 부채문제가 심각하다보니 손실을 보더라도 빨리 털어버려야 한다는 논리다.

 SH공사의 부채는 양면성을 지녔다. 부채가 대부분 임대주택 건설비와 입주민에게 돌려줘야 하는 보증금으로 구성되다보니 임대주택 공급을 늘릴수록 SH공사의 부채도 덩달아 증가해서다.

 결국 임대주택 공급확대와 부채감축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선 시의 재정 지원이 불가피하다. 이 사장이 최근 시와 상의 없이 시의회에 'SH공사 재정지원 조례' 제정을 요청한 것도 이러한 간절함에서 비롯된 것으로 봐야 한다.

 별도의 재정 지원 없이 SH공사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많지 않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처럼 미착공 사업장에 대한 시기조절에 나서거나 신규사업 추진을 보류해야 한다. 그러면 임대주택 공급목표를 하향 조정해야 한다.

 아니면 민간 매각 대상 토지를 확대해 마련한 재원을 임대주택 건설에 투입해야 한다. 문제는 서민용 임대주택을 짓기 위해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 지역을 특정 민간업체에 넘기는 건 또다른 특혜의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

 결국 시가 SH공사에 부채를 줄이라고 하는 건 임대주택을 짓지 말라는 얘기와 다름없다는 푸념이 나온다. 임대주택 공급은 공공이 담당할 문제다. 또 정책 판단의 주체가 시라는 점에서 책임을 나눠져야 한다.

 시는 SH공사의 사업 재조정과 재정 지원 요구를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SH공사가 정상화돼야 서민주거안정이라는 박 시장의 정책목표도 달성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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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하는 가에 달려 있다. 머니투데이 정치부 더300에서 야당 반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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