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의회 눈치 봐야하는 서울시 부담 증가… 유사한 재건축 주민청원 봇물 이룰 듯
서울시의회가 서울시의 재건축 소형주택 비율 30% 권고에 대해 제동을 걸면서 강남 주요 재건축사업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정비구역지정안의 조속한 심의를 요구한 강남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의 주민청원을 시의회가 받아들이면서 시가 적잖은 부담을 떠안게 돼서다.
시의회가 지난 9일 가결한 개포1단지 정비구역지정 관련 주민청원은 60㎡(이하 전용면적) 미만 소형주택을 22.4%로 계획한 개포1단지 정비계획안에 대한 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조속한 심의진행을 권고하고 있다.

민간조합이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소형주택비율을 결정해야 한다는 게 시의회의 판단이다. 류수철 시의원(송파5)도 "관련 법규에 따라 정당하게 작성된 정비계획안에 대해 시가 무리하게 소형주택비율을 강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시가 이번 권고를 받아들여 조속히 심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시의회의 권고 결정에 조합측은 환영하는 입장이다. 최영식 개포1단지 조합 사무장은 "학교신설과 관통도로 확보 등으로 인해 사선제한을 받게 되는 등 소형주택 외에도 조합이 부담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는 점을 이번 권고를 계기로 시가 충분히 검토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법적 구속력이 없는 권고 형태이지만 예산편성 등에 있어 시의회의 협조를 받아야 하는 시 입장에서는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만일 시가 이번 권고를 받아들여 개포1단지 정비계획안을 원안대로 승인할 경우 형평성 문제를 들어 이와 유사한 주민청원이 봇물을 이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단 국민이 가지는 청원권은 보호받아야 한다는 것이 시의회의 입장이다. 김현기 시의원(강남4)은 "시의회는 민의를 살펴 대변할 의무가 있는 조직"이라며 "법적으로 정당한 절차에 따라 마련된 정비계획안을 승인해 달라는 주민들의 요구가 있을 경우 시의회는 이를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는 권고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되, 법적으로 재건축 관련 심의는 주택재건축 정비계획 또한 도시계획과 관련한 시장의 권한으로 일정한 재량권을 보장받고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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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관계자는 "시의회 권고는 상징적인 의미"라며 "재건축 심의와 관련한 최종 판단은 도계위의 몫인만큼 행정조직이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시의회 내부적으로도 이번 청원과 같이 도계위에 상정·심의 예정이거나 심의 계류 중인 사안과 관련한 청원을 시의회가 무작정 받아주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선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시의회 관계자는 "국민이 가지는 청원권은 보호받아야 할 마땅한 국민의 권리이나 앞으로 이번 청원과 유사한 사안을 접수해 심사하는 경우 이에 대한 처리방안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있어야 할 것"고 지적했다.
한편 시의회는 지난 9일 본회의에서 개포1단지 조합원 1000명이 제출하고 시의회 도시관리위원회가 심사한 '정비구역 지정에 관한 청원'을 통과시켰다.
시의회는 검토보고서를 통해 관계법규에서 정한 사업계획 기준을 과도하게 강화해 소형주택 비중을 큰 폭으로 높일 경우 사업성 여하에 따라 조합원의 비용부담으로 민간 재건축사업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거주민의 주거환경도 개선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정비계획은 민간조합이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권고했다.
개포주공1단지 조합이 마련한 재건축 계획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현재 5040가구를 6518가구로 신축할 계획이다. 이중 소형주택은 1460가구로 신축가구수 대비 22.4%다. 조합원들은 대규모 단지 특성을 감안하면 소형주택을 충분히 수용한 계획인 만큼 조속한 정비구역 지정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