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부동산시장 동향 및 진단' 세미나]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공공부문 수주 감소와 주택경기 침체 장기화로 국내 건설시장 규모가 축소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중장기적 재정여건 악화와 수택수요 트렌드 변화 등으로 인해 건설업계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사진)은 18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 2층 중회의실에서 머니투데이가 주최하고 대한건설협회가 주관한 '건설·부동산시장 동향 및 진단' 세미나에서 관련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분석하며 "정부차원의 단기적 지원은 물론, 건설업계 스스로도 수익성 위주의 사업포트폴리오 구축과 같은 중장기 프레임 전환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허 연구위원에 따르면 국내 건설 수주물량은 2007년 역대 최대인 127조9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올해 110조원대(건산연 전망치)로 추락하는 등 감소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올 한해 건설투자는 148조원(전망치)에 불과해 153조8000억원을 기록했던 2003년 수준보다 못한 상황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늘어났던 공공부문 발주가 2007년 수준으로 돌아간 반면, 민간부분이 여전히 금융위기 당시 수준에 그치고 있어서다.
PF(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부실문제가 여전하다는 점도 건설업계에 불안감을 드리우고 있다는 게 허 연구위원의 지적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연말 기준 전국 PF사업장 가운데 미착공 사업장이 60%를 상회하고 있다. PF잔액은 2008년 말 82조4000억원에서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와 유암코(연합자산관리)의 부실 PF채권 매입 등으로 인해 60조원으로 줄었지만 연체율은 7.3%에서 12.3%로 오히려 급증했다.

문제는 중장기적으로 건설투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적다는 점이다. 허 연구위원은 "현재 전세계적 경제불안은 재정건전성의 불확실에서 비롯됐다"며 "저출산, 고령화 등 성장둔화에 따른 세입증가율 감소와 사회복지 관련예산 지출 압력 증가 등 재정건전성을 위협하는 요인들이 다수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시장 침체 장기화도 국내 건설업계 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 6월 말 기준 실거래가격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8년 6월 말 대비 10.7% 하락했다. 특히 서울 등 수도권 전용면적 135㎡초과 대형주택의 실거래가격은 최고치 대비 24.1%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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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감소세를 보이던 수도권(서울 포함) 미분양아파트도 지난 7월 2400가구 이상 급증하면서 2만9392가구에 달했다. 거래도 큰 폭으로 줄어 올 7월까지 거래량이 전년동기대비 32.0% 급감했다. 지방의 경우에도 같은 기간 3만7668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있는 상황에서 거래량도 전년동기대비 32.4% 줄었다.
'하우스푸어' 등 가계대출 증가와 그에 따른 연체율 상승 등으로 인해 단기간내 주택시장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허 연구위원은 지적했다. 부동산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면서 주택 매입보다는 전·월세 등 임대거주 수요가 늘고 있는 점도 시장 회복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허 연구위원은 "건설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축소되면서 전반적으로 영업이익률이 3% 이하로 급감하고 업체 규모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단기적으론 보금자리 시기 조정,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강화 등 정부 차원의 수급 조절과 함께 각 기업들은 중장기적으로 수익률 중심의 포트폴리오 개편과 같은 프레임 변화가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