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사업포기 공식화…소송대란 불가피

코레일 사업포기 공식화…소송대란 불가피

이군호 기자
2012.10.09 08:52

[운명의 용산역세권 이사회<2>]삼성물산 지분인수건 부결땐...국제소송 가능성도

[편집자주] 총사업비 31조원으로 단군 이래 최대규모의 개발사업으로 꼽히는 '용산역세권 프로젝트'의 운명을 가를 이사회가 오는 19일 열린다. 코레일이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한 AMC(자산관리회사) 용산역세권개발㈜의 옛 삼성물산 지분 45.1% 인수 여부가 최종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 안건이 주목받는 이유는 이사회 통과시 코레일은 사업주도권을 확보해 롯데관광개발과 갈등을 빚어가며 주장해온 단계개발을 실행에 옮길 수 있어서다. 반면 안건이 또다시 부결되면 코레일은 사업을 포기할 계획이어서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은 사업자 선정 7년 만에 파국을 맞는다. 따라서 이번 이사회에서의 안건 통과 여부에 따라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은 다시 한 번 논란의 중심에 설 수밖에 없다. 단계개발로 간다면 출자사간 갈등이 격화될 가능성이 높고, 사업 포기가 확정되면 각 출자사의 대규모 손실뿐 아니라 이에 따른 소송대란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코레일은 삼성물산 지분인수 안건이 이사회에서 통과되지 않을 경우 사업을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공식화했다.

 송득범 코레일 사업개발본부장은 "이사회 첫번째 안건인 지분인수 건이 민간출자사의 반대로 다시 한 번 무산되면 사업 포기를 공식화하고 이사직을 내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업을 원점으로 되돌린 뒤 코레일이 직접 부지조성공사를 완료하고 새로운 사업자를 모집할 계획이며, 사업자 공모가 만만치 않을 경우 부지를 통매각하거나 분할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부동산업계는 이같은 '사업 포기' 발언을 출자사들을 자극하기 위한 엄포로 해석해왔지만 코레일이 이를 거듭 밝히자 진위 파악에 분주한 모습이다. 무엇보다 사업 포기에 따른 파장이 만만치 않아서다. 코레일 자체적으로 입는 손실이 막대할 뿐 아니라 사업 포기에 따른 소송대란이 불가피하고 사업자 선정 이후 7년이란 시간손실과 수조 원의 기대수익이 공중으로 날아간다.

 코레일 자체적으로도 손실이 막대하다. 토지대금 반환 확약으로 발행된 채권 2조4363억원을 3~6개월 이내 대주단에 반납해야 하고 이미 납부한 토지대금에서 발생한 이자반환금 1531억원을 드림허브에 돌려줘야 한다.

 사업 정상화를 위해 매입한 랜드마크빌딩 계약금 4161억원을 손실처리해야 하고 드림허브 납입자본금 2500억원을 날리는 것은 물론 다른 주주들로부터 자본금 7500억원에 대한 반환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KTX(고속철도) 운영권 민영화를 놓고 국토해양부와 갈등을 빚고 있어 사업이 무산되면 정부의 시설자산 국유화 계획에 따라 용산역세권 부지가 국유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인천국제공항철도 인수도 영향을 받는다. 코레일은 당초 용산역세권 땅값을 인수대금으로 활용할 계획이었지만 사업이 좌초되면 회사채를 발행해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부채비율이 올라간다. 코레일은 2009년 대금이 미납되자 공사채 발행이 늘어나 인천공항철도 지분 인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코레일은 토지계약금과 협약이행보증금을 합하면 1조원 가까운 자금이 들어오고 계약해지의 귀책사유가 코레일이 아닌 다른 출자사에 있음을 입증하면 자본금 7500억원은 돌려주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재무제표상 손실이 불가피하지만 계속 사업을 끌고가면서 입는 손해보다 적다면 과감히 포기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코레일의 사업 포기는 전세계적으로 전례없는 소송대란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소송 당사자는 다양하다. 우선 출자사들이 꼽힌다. 사업 좌초의 귀책사유가 누구에게 있느냐를 놓고 치열한 법정다툼이 불가피하다.

 납입자본금을 날림은 물론 일부 시공물량을 확보한 삼성물산 등은 이마저 공중분해되기 때문에 귀책사유를 따져 자본금이라도 돌려받아야 한다. 출자사에는 푸르덴셜이 포함돼 있어 국제소송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서부이촌동 주민들과 연계된 소송은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오세훈 전 시장 시절 주민들 의사와 상관없이 통합개발의 희생양이 되면서 5년 넘도록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총사업비 31조원 규모의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을 활용해 분양이나 마케팅을 벌인 부동산 관련 기업들은 허위분양·마케팅 명목으로 소송 당사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출자사 관계자는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이 좌초 위기에 몰리면서 변호사들에 호재가 될 것이란 우스갯소리가 나돌 정도"라며 "코레일의 사업 포기가 어떤 파장을 몰고올지 예상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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