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서울 항동지구' 보금자리주택지구 보상 지연 장기화, 주민 불만 폭발

"이제는 폭발 직전이에요. 빠른 시일 내 결론이 안나면 대규모 집회 등 강경하게 대응할 겁니다."
2010년 5월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된 후 2년반가량 지나도록 보상이 지연되고 있는 항동지구 주민들이 서울시를 상대로 조속한 사업진행을 요구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지난달 24일 서울시청 앞에서 '연내 보상'을 촉구하는 집회를 갖기도 했다.
지난 9일 찾은 항동지구는 농기계를 실은 트럭과 몇몇 농부만 오갈 정도로 전반적으로 조용했지만 주민들은 개발 지연에 대한 질문엔 일제히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현지에 9대째 거주하며 담배가게를 운영하는 60대 김모씨는 서울시가 대선 이전에 결론을 내지 않으면 대책위원회를 통해 강력히 대응하겠다며 울분을 토했다. 김씨는 "주변 친구들이 나를 '땅거지'라고 놀린다"며 "땅만 있지 돈도 없고 노후계획도 없어 정말 답답하다"고 푸념했다.

주민들은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으로 간단한 주택보수조차할 수 없어 생활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땅과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지만 사업 지연이 장기화되고 거래마저 불가능하다보니 이자부담만 눈덩이처럼 커졌다고 토로했다. 공장용 땅을 매입한 기업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또다른 주민은 "많은 이웃이 떠나고 마을에 남은 이들은 노인과 농사를 짓거나 대대로 살아온 사람들 뿐"이라며 "떠난 사람들도 땅과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이자부담이 가중되면서 '없는 것만 못하다'고 불만을 토로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주민대책위원회는 대규모 집회 등을 열어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어 용 주민대책위원장은 "이달 내 서울시청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기 위해 주민들의 동의를 구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SH공사채 발행이 가능해져야 보상 규모와 시기 등을 확정할 수 있다"며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있으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보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부서와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와 SH공사는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항동지구에 임대주택을 대거 늘리면서 사업성이 하락, 행정안전부로부터 공사채 발행 승인을 받지 못했다. 행안부의 공사채 발행기준은 연 수익률 2%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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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서울시와 SH공사는 용적률을 상향조정, 일반분양 물량을 늘려 사업성을 확대하는 한편 항동지구 부지 조성과 주택 건설에 민간기업을 참여시키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