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형주택에 좌초된 '리츠'…투자자 피해 속출

도시형주택에 좌초된 '리츠'…투자자 피해 속출

전병윤 기자
2012.11.02 06:05

 1~2인가구 증가에 따른 소형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도입한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아파트 분양사업에 나섰던 '리츠'(REITs, 부동산투자신탁)들이 연이어 좌초되고 있다.

 원룸이나 소형주택 인기에 편승, 무리한 분양사업을 추진한 탓이다. 이 때문에 안정적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이란 당초 설립 취지와 달리 투자자들이 원금도 회수하지 못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2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최근 코리아개발전문자기관리리츠를 비롯해 도시형생활주택 사업을 추진했던 리츠들이 자금 흐름 등의 문제로 영업인가를 취소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코리아개발전문자기관리리츠는 법률상 준수해야 할 영업인가의 조건을 위반한 정도가 심해 앞으로 투자자의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취소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당초 코리아개발전문자기관리리츠는 경기 군포에서 도시형생활주택사업을 계획했으나, 지난 7월 대구시 수성구로 대상지를 옮기는 변경인가를 신청했다. 수도권 도시형생활주택의 과잉공급으로 수익성 악화 등이 원인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대상지 이전 후에도 사업에 차질을 빚어 결국 청산 절차를 밟게 됐다.

 지난 9월 한미에셋개발전문자기관리리츠는 최소 자본금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영업인가가 취소됐다. 자기관리리츠는 영업인가 후 6개월 이내 최저 자본금 70억원을 맞춰야 한다. 이 리츠는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서 도시형생활주택 사업을 벌일 예정이었다.

 경기 의정부에서 도시형생활주택 개발을 추진했던 빌드개발전문자기관리리츠 역시 최저 자본금 미달로 영업인가가 취소됐다. 지난해 말에는 헤리티지자기관리리츠가 같은 이유로 영업인가가 취소됐고 금영개발전문자기관리리츠는 사업 적정성이 미흡해 불인가 결정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리츠들이 단기적 안목으로 도시형생활주택 사업에 '우후죽순'식으로 뛰어들면서 공급 과잉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실제 도시형생활주택 인·허가 물량은 2009년 1688가구에서 2010년 2만529가구로 12배 이상 급증했고 2011년에는 8만3859가구로 다시 4배 가량 늘었다.

 올들어서도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인·허가 물량(8월말 기준)이 7만6546건에 달하는 등 급격히 증가했다. 특히 서울(2만2805가구)과 경기(2만524건)의 인·허가 물량이 전체의 56%에 달할 정도로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다.

 이같은 도시형생활주택의 급증 원인은 정부가 전·월세난 해소를 명분으로 내세워 소형 면적의 도시형생활주택을 지을 경우 주차장 기준을 완화해주고 연 2%의 낮은 금리로 건설자금을 지원해 주기로 해서다. 아파트나 오피스텔, 단독주택 등과 비교하면 사실상 '특혜'를 준 셈이다.

 리츠업계 한 관계자는 "자기관리리츠의 경우 아파트나 도시형생활주택 사업을 담당하던 영세 시행사들이 PF(프로젝트파이낸싱)가 막히자 리츠를 통해 자금을 모으려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며 "장기적 관점으로 사업성을 검토하지 않은 채 근시안적으로 접근하면서 잦은 사업계획 변경과 인·허가 취소로 인해 투자자들의 피해가 확대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외국의 경우 리츠의 편입 자산이 오피스빌딩, 상가, 주거시설 등으로 다양한 데 반해 우리나라는 리츠의 자본금이 적어 투자 대상도 소규모 주거시설 등 매우 제한적"이라며 "아파트 개발사업자들이 돈이 부족하자 리츠를 설립하는 변질된 형태가 주를 이루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도시형생활주택이란: 서민과 1~2인 가구의 주거안정을 목적으로 2009년 5월부터 시행된 주거 형태로, 단지형 연립주택과 원룸형이 있으며 국민주택 규모의 300가구 미만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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