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2-1지구 시세의 1.7배 보상놓고 추진위-비대위 주장 엇갈려…市, "판단은 주민 몫"

#단독주택이 밀집한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2-1지구 재건축구역에 330㎡의 단독주택을 보유한 황모씨. 서울시가 제공하는 '클린업시스템'을 통해 추가부담금을 산정해보니 60㎡(전용면적) 아파트 1가구와 현금 31억9000여만원을 받는 것으로 계산돼 깜짝 놀랐다.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면 현금과 아파트를 합쳐 현재 집값의 2배 가까운 보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미아3지구 재개발구역에 10년 넘은 67.68㎡ 규모의 다세대주택을 보유한 김모씨도 비슷한 경우. 그는 3.3㎡당 914만원으로 자산을 평가받았지만 이 일대 다세대주택은 3.3㎡당 600만원에 내놔도 팔리지 않는다.

서울시 뉴타운·정비사업 클린업시스템에서 제공하는 추가부담금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사업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시세보다 높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결과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고덕2-1지구 황모씨는 "과거 재건축사업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에 가격거품이 많이 발생했지만 최근엔 시장이 좋지 않아 시세가 계속 떨어지고 있음에도 클린업시스템이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 같아 믿지 못하겠다"고 지적했다.
반면 해당 추진위원회측은 "주변 시세를 고려해 수익률 1.7배를 적용하면 충분히 가능한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황씨가 보유한 주택의 시세는 18억~20억원 선이다.
이처럼 클린업시스템의 문제점은 조합·추진위원회(이하 추진주체)가 작성한 정보가 여과없이 제공된다는 것이다. 사업의 정상 추진을 기대하는 주체가 작성·제공한 정보인 만큼 수익률이 과도하게 부풀려졌다는 게 사업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지적이다.
서울시내 한 재개발구역 주민은 "확정 보상금이 나오는 관리처분까지 제공되는 유일한 정보인 만큼 객관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클린업시스템에서 제공되는 정보의 책임소재도 모호하다. 정보제공 책임은 추진주체에 있을 뿐, 시를 상대로 잘못된 정보제공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시가 제공한 시스템을 이용하지만 시는 정보를 보증하지는 않는 것.
실제 클린업시스템 이용약관 제9조 면책조항에는 '시는 이용자가 서비스에 게재한 정보나 자료 등의 내용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 않으며 법적 모든 책임은 게재한 이용자에게 있다'고 명시돼 있다. 시는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 채널'로만 시스템을 이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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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추진추제와 용역업체가 짜고 공사대금을 부풀리는 등 의도적으로 정보를 왜곡하는 행위를 막을 수 없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정상추진파와 반대파간 소송이 진행되는 구역은 정보왜곡이 더 심각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신종칠 건국대 교수는 "주민들은 개발사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현 시스템보다 더 구체적인 정보가 제공돼야 한다"며 "시가 공공관리자로서 역할을 하는 만큼 직접 자료를 검토하고 전체적인 상황을 공지하는 등의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시는 한계를 인정하고 시스템 개선에 나설 계획임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사업 추진과 관련한 결정은 전적으로 주민들의 입장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시 관계자는 "추진주체는 주민 50% 이상의 투표가 있어야 선출되며 절차를 거쳐 사업해제도 가능하다"며 "사업에 따라서 추진주체와 반대하는 주민들의 주장이 크게 다를 수 있지만 현재로선 추진주체가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도록 돕는 방법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클린업시스템은 뉴타운·재건축 정비사업의 추진 과정과 수익률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며 시가 만든 정보공개시스템이다. 2010년 홈페이지를 개설했고 지역주민들에게 사업 추진현황 정보를 제공한다. 회의 의사록과 사업시행계획서 등 13개 의무항목의 정보공개 범위가 정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