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월세만 제한하면 임대시장 흐름 왜곡한다"

단독 "월세만 제한하면 임대시장 흐름 왜곡한다"

전병윤 기자
2013.01.16 05:37

전셋값 급등 자극…"세놓는 다주택자 세금혜택, 당근과 채찍 병행"

 정부가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할 때 임대료 상한선을 현재 수준보다 낮추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검토하는 것과 관련,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개선안 마련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주택임대차보호법에는 전세보증금의 월세 전환시 임대료를 연 14% 이하로 책정하도록 돼 있는데 이 기준을 저금리 상황에 맞춰 좀더 내리겠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이는 현실과 괴리된 법 조항을 손질하려는 동시에 세입자의 월세부담을 낮추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단순히 월세 전환 금액만 법으로 제한할 경우 집주인의 전세 선호를 과도하게 부추겨 궁극적으로 전셋값 급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최근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는 추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월세임대료 규제를 시행하면 전체 임대주택 공급물량이 위축될 수 있다"며 "임대시장의 수급 왜곡으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16일 국토해양부의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 자료에 따르면 2011년 1월 전세 거래량은 78%(2만8930건), 월세는 22%(7957건)였으나 지난해 11월 전세는 73.5%(4만1400건)로 4.5%포인트 하락하고 월세는 26.5%(1만4900건)로 4.5%포인트 상승했다.

 저금리시대를 맞아 고정수익을 원하는 집주인이 늘면서 월세로의 전환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률적인 잣대로 월세만 규제할 경우 임대시장의 흐름이 왜곡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집주인 입장에선 규제를 피하기 위해 월세를 당초 계획보다 조금만 돌리고 대신 전세보증금을 크게 올리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

 월세 임대료 상한선을 고치기 어려운 법에 둘 게 아니라 시행령에 포함해 시장 상황에 맞춰 지방자치단체마다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예컨대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에 전세의 월세 전환시 시중은행의 평균 예금금리 대비 몇 %포인트로 이내로만 월세를 받도록 명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현아 한국건설업연구원 건설경제연구실장은 "현재 월세 전환비율 상한선은 과거 은행 예금금리가 7~8%였을 때 정해졌기 때문에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지만 차제에 이를 고치기 쉬운 시행령 안에 두는 게 바람직하다"며 "전세가격도 실거래가 축적을 통해 선진국처럼 시장에서 인정할 수 있는 '공정임대료'를 만들고 이를 기준으로 상한을 둬야 전·월세시장의 효율적 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다만 민간이 임대주택 공급자로 역할을 하는 현실을 고려, 임대를 하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를 없애는 등의 혜택을 동시에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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