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최막중 서울대 환경대학원장 "한국형 도시수출은 한류 수출"

"이미 국내 건설시장은 포화상태입니다. 해외에서 신규수요를 찾고 40년간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한국형 도시수출에 정부지원이 시급합니다."
새정부가 들어섰지만 주택거래 부진과 중견건설업체의 연쇄도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건설·부동산시장의 돌파구 모색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이같은 분위기에 대해 학계 최고 전문가로 불리는 최막중 서울대 환경대학원장(53·사진)은 우선 현 건설·부동산시장 침체는 구조적인 원인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한국사회는 40년 간의 고도성장시대를 지나 완연한 저성장시대로 접어들었다"며 "도시화율이 90%를 넘어섰고 저출산·고령화사회로 바뀌면서 인구의 사회적 이동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부동산시장 침체는 이미 예견된 일"이라며 "학계에서는 2000년대 들어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모두 예상했는데 참여정부 들어 세종시·혁신도시·2기신도시 등 몇몇 호재가 발생해 '신기루'와 같은 가격 상승이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원장은 이런 구조적 원인뿐 아니라 정부의 잘못된 정책도 시장침체 가속화와 장기화를 부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지금의 침체는 정부가 가격을 떨어뜨리고자 하는 가격급등기의 정책만을 고집한 결과라는 것이다.
그는 "가격이 떨어진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며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무조건 나쁜 것도 아니다"라며 "정부가 가격이 오르고 내리는 것에만 집중하는 등 단선적인 잣대를 가지고 정책을 폈기 때문에 시장이 왜곡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구조적 원인으로 국내 건설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인데다 개발수요가 많이 줄었다고 진단했다. 최 원장은 "국내 건설시장은 저성장시대를 맞아 이미 포화상태여서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며 "건설사들의 기술과 노하우를 해외에서 발휘할 수 있도록 국토부·외교부·기재부·국정원 등 범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짧은 시기의 압축성장에 따른 우리나라만의 도시개발 노하우는 세계적인 희귀자원이라고 했다. 영국과 프랑스 등 선진국 신도시 개발은 이미 1900년대에 종료됐으나 우리나라의 IT(정보기술)와 녹색성장전략을 접목한 유시티(U-City)는 글로벌 첨단상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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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원장은 "도시수출은 단순히 아파트 등 주택만을 파는 것이 아니라 한류 등 생활문화양식 전체를 수출하는 것으로 파급효과가 매우 큰 신성장동력"이라며 "한국 아파트에서 살면서 한국 가전제품을 쓰고 한국 가수의 노래를 듣는 나라가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부동산시장을 살리려면 정부와 국민들의 인식이 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참여정부 시절부터 굳어진 부동산시장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깨뜨리지 않고는 어떤 정책이 나와도 실효성을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다주택자의 주택 구입은 투기'라는 시각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최 원장은 "과거 고성장시대엔 정부가 1가구 다주택자나 각종 개발사업을 투기로 몰아세웠지만 이제는 오히려 투자를 장려해야 할 때"라며 "다주택자를 임대주택 제공자로서 인정해야 임대시장을 포함한 전체 주택시장이 살아난다"고 밝혔다.
그는 "저성장시대 정부의 주택정책은 주택가격을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값이 '바닥'이냐, '꼭지'냐는 논의는 이미 왜곡된 신호를 줘 시장에 혼란을 준다고 말한다.
이어 "가격변화를 관리한다는 것은 시장의 변화에 앞서 정부가 선제적으로 시그널을 보내는 데서 시작한다"며 "수급상황을 반영해 공급계획이나 주택금융지원책을 적절히 발표한다면 집값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앞으로의 주택시장은 단순히 대량공급 위주에서 다품종 소량생산 형태로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비자계층이 다양화되면서 천편일률적인 아파트나 오피스텔을 바라던 시대는 지났다"며 "한옥이나 블록형 단독주택 등 쾌적함과 편리함을 모두 갖춘 다양한 제품이 필요한 시대"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