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아사 직전이에요. 해외로 갈 수 밖에 없어요."
최근 만난 국내 대형건설업체 해외마케팅 담당 임원의 말이다. 최근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등이 해외공사에서 그간 벌었던 이익을 토해내는 등 '어닝쇼크'를 발표했지만 그래도 국내건설기업들이 먹고 살길은 해외수주라는 얘기다.
국내 건설기업들의 해외 진출은 4~5년전부터 러시를 이뤘다. 하지만 해외에서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먹거리인 줄 알았던 프로젝트가 시간이 흐를수록 독이 됐다. 특히 국내 건설업체간 다퉜던 저가수주경쟁은 치명적인 독이 됐다.
진입비용을 감안해 전략적으로 저가수주한 경우 예상치 못했던 비용이 발생하면 손실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예상보다 공사기간이 길어지거나 설계변경 등 발주처에서 추가 공사를 요구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대형건설업체들은 '독'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해외진출이 선택사항이 아니라는 점에서다. 건설기업들은 어닝쇼크와 관련 "해외사업 관리를 잘못했다"고 인정하면서도 "해외진출을 위한 투자와 수업료 측면에서 따뜻한 시선으로 봐달라"고 부탁했다.
대형업체들은 올 사업계획을 짜면서 해외수주 비중을 더 확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지난 1분기 해외건설 수주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닝쇼크로 충격을 줬던 GS건설의 경우 베트남에서 적정 공사비로 빈틴교 프로젝트를 수주해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다, 한국형 유비쿼터스 신도시인 '나베신도시' 건설을 추진하는 등 저가수주경쟁에서 벗어나고 있다. 먹거리를 찾아 나선 건설업체들의 해외진출 현황이 지금은 과히 나쁘지 않다는 말이다.
문제는 대형건설업체들의 잇단 어닝 쇼크가 전반적인 해외건설 수익성에 대한 의심뿐 아니라 회사채 발행과 그룹내 관계사의 주식 투매 소식과 맞물리면서 건설산업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건설업체들이 정말 넘어야 할 산은 어닝쇼크가 아니라 '불신'인 것이다. 지속경영을 위해서는 구조조정뿐 아니라 진실을 알리려는 지속적인 진심과 소통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