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아파트 관리실태]너도나도 업무추진비 써…입주자대표 "합당하게 처리됐다"

"하루라도 바람 잘 날이 없더니 우리 돈이 그렇게 쓰였는 줄 몰랐다. 지긋지긋하다. 이사가고 싶다." (40대 정모씨)
"소송으로 시끄럽더니 그런 일이 있었나. 일부 사람들의 밥그릇 싸움에 피 같은 내 돈이 맘대로 쓰였다니 어이없다." (50대 최모씨)
8일 서울시가 밝힌 아파트 관리실태에서 업무추진비 등을 전용한 것으로 드러난 L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의 비리에 대해 주민들의 반응은 놀라면서도 한편으로는 냉소적이었다.
이곳 주민들에 따르면 입주자대표가 두 패로 갈라서 아파트 관리와 관련된 치열한 이권다툼을 벌이고 있다. 주말이면 단지 내에 열리는 주말 장터 허가권을 두고 양 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대다수 주민들은 이들 간의 싸움에 거리두기를 하면서도 매일같이 시끄러운 동네 분위기가 불편하다는 입장이다.
시는 관리규약상 입주자대표회의 회장과 감사에게만 지급되는 업무추진비를 이사진과 각종 소위원회, 분과위원회의 활동비 명목으로 7240만4000원을 전용한 L아파트의 비위사실을 적발했다. 시는 입주자대표회의의 민·형사 소송비 950만원을 입주자대표회의 운영비로 지급한 점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관리사무소와 입주자대표 측은 서울시가 감사 내용을 자세히 확인하지 않고 세부 내역을 밝히지 않아 무엇이 잘못됐는지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L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업무추진비 지출내역이 불과 2000만원대에 불과한데 7000만원이 넘는 금액이 어떻게 나온 것인지 모르겠다"며 "지출금액도 동대표 회의를 거쳐 합당하게 처리됐다"고 반박했다.
소송비 950만원에 대해서는 "조경 관련 소송비용을 대표회의 운영비로 지급된 단순 계정과목 오류"라며 "소송을 포기할 경우 입주자 부담금이 1억원이 넘어 빨리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건"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