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기업·공익재단 땅에도 '행복주택'짓는다

단독 기업·공익재단 땅에도 '행복주택'짓는다

임상연 기자
2013.09.26 05:33

국토부 민간 토지 무상 제공받아 행복주택 건설 추진..2차 사업 후보지 선정부터 적용

 정부가 기업이나 공익재단 등 민간이 보유한 토지에 행복주택을 짓는 방안을 추진한다.

 25일 국토교통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행복주택사업 후보지 다각화의 일환으로 '민간 제안형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민간 제안형 방식'이란 민간이 토지를 무상으로 제공(대여)하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이곳에 정부 예산으로 행복주택을 짓는 것을 말한다. 토지는 있지만 건설비용 부담으로 사원주택 등을 짓지 못하는 기업이나 공익적 목적으로 임대주택사업을 영위하는 공익재단이 주요 대상이다.

 민간은 토지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대신 저렴한 가격에 행복주택 우선 분양권을 받아 직원들에게 나눠주거나 공익사업에 활용할 수 있다. 민간에게 우선 분양하고 남은 물량은 신혼부부, 대학생 등 주거취약계층에 공급된다.

 이 방식을 활용하면 민간은 건설비용 부담 없이 주택을 마련할 수 있고 정부는 국·공유지와 마찬가지로 토지매입 비용 없이 행복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국토부는 행복주택 2차 사업 후보지 선정부터 이 방식을 적용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이미 일부 업체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조만간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청 등을 통해 '민간 제안형 방식'에 대한 기업 수요조사도 실시할 예정이다.

 다만 직장과 주거지의 근접성 등을 감안해 수도권과 지방 도시에 위치한 땅을 우선적으로 제공받아 행복주택을 지을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행복주택 2차 사업부터는 민간 제안형 방식을 도입해 후보지를 다양하게 선정하고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사업 특성상 공급물량을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당초 철도부지 등 국·공유지에 행복주택을 지으려던 정부가 민간의 땅까지 사업 후보지에 포함시킨 것은 지구 지정과 재원 마련을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 등 사업 진행이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국토부는 지난 5월 오류·가좌·공릉·목동·잠실·송파(탄천)·안산 등 7곳의 행복주택 1차 시범사업 후보지를 발표했지만 주민반발에 부딪치면서 아직까지 지구지정조차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지난 7월 지구지정을 모두 끝내고 사업을 진행해야 했지만 현재까지 지구지정을 한 곳은 오류·가좌 단 2곳뿐이다. 나머지 5곳은 지역 주민, 지자체와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 1차 시범사업 후보지의 지구지정이 늦어지면서 10월로 예정됐던 2차 사업 후보지 선정계획도 연말 이후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 상태로는 5년간 20만가구의 행복주택을 공급한다는 정부 계획이 이뤄지기 쉽지 않다"며 "사업진행이 차질을 빗자 국·공유지에서 민간의 토지까지 후보지를 넓힌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관건은 행복주택을 위해 땅을 제공할 기업과 공익재단이 얼마나 되느냐는 것이다. 행복주택을 짓고 나면 매각이나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게 불가능해 기업 입장에서는 사실상 이익을 포기해야 한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행복주택을 위해 이익을 포기하면서 땅을 제공할 기업들이 얼마나 될지 미지수"라며 "분양권 외에 세제혜택 등 다른 인센티브가 없으면 민간의 참여를 유도하지 못하고 자칫 전시성 행정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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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연 미래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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