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로또식 주거대책 공유형 모기지의 한계

[기자수첩]로또식 주거대책 공유형 모기지의 한계

지영호 기자
2013.10.04 06:20

 정부가 생애최초 주택구입자를 대상으로 내놓은 수익·손익공유형 모기지 대출상품이 뜨거운 관심 속에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지난 1일 우리은행 홈페이지를 통해 5000명의 신청을 받는데 걸린 시간은 단 54분. 정부는 이중 최종 대출 대상자 3000명을 조만간 선정할 예정이다.

 4·1 부동산종합대책, 7·24 후속대책 등 번번이 시장에서 외면받던 박근혜정부의 부동산정책이 8·28 전·월세대책 중 하나인 공유형 모기지 대출로 확실히 체면치레하는 분위기다.

 마침 불어 닥친 '미친 전셋값' 바람에 세입자가 압박을 느낀 영향도 있지만 어쨌든 공유형 모기지 대출은 새 정부 들어 가장 큰 호응을 이끌어낸 부동산 정책이 됐다.

 하지만 기뻐하긴 일러 보인다. 1%대 저금리로 주택구입자금을 빌리게 될 3000명의 환호 이면에는 심사에서 탈락하거나 선착순 온라인 신청에 접수조차 못해본 생애최초 주택구입 예정자들의 고민이 남아 있어서다.

 공유형 모기지 상품을 신청하려면 우선 계약할 집의 주소를 정확히 명기해야 한다. 또 구입하려는 주택의 매매가격이 한국감정원 시세와 예상가격의 일정범위에 들어와야 한다.

 공유형 모기지 대출을 신청하기 전에 매도인과 가격협상을 마쳐야 한다는 뜻이다. 공유형 모기지를 신청한 매수자가 대출 심사기간에 매도자가 집값을 올리지 못하게 하고 다른 매수자와 계약하지 못하게 강제할 방법은 미리 계약금을 걸어놓는 것 외에 딱히 없다.

 계약금은 통상 집값의 10% 수준이다. 때문에 1%대 금리를 향해 부나방처럼 달려들었다가 대출에 실패한 상당수는 '울며겨자먹기'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일반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등 다른 대출상품을 통해 집을 구입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수천만원에 달하는 계약금을 날릴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달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실적이 8031억원을 넘어서며 월간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공유형 모기지 대출 탈락자까지 합류하면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공유형 모기지 대출이 서민들의 주거안정에 기여하는 측면이 있지만 손놀림이 빠른(?) 일부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한계도 있다. 공유형 모기지 대출이 로또식 주거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제는 보다 근본적이고 현실적인 주거복지대책을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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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호 산업2부장

'두려울수록 맞서라' 처음 다짐을 잊지 않는 기자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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