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세 영구인하 당정 합의]전문가들 "영구인하되면 더 이상 혜택 아니다"

당정이 취득세 영구인하 소급적용 시점을 대책 발표일인 8월28일로 결정하면서 부동산시장에는 다시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대책의 불확실성으로 눈치만 보던 수요자들이 주택구매에 나설 것으로 보여서다.
하지만 취득세 영구인하는 한시적 효과에 그칠 뿐, 집값 상승을 견인할 수 있는 재료가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거래 활성화를 유도하는 근본 대책으론 다소 미약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된 의견이다.
당정은 4일 '취득세 영구인하' 조치를 '8·28 전·월세대책' 발표일부터 소급적용키로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등 야당도 별다른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 법안의 연내 처리에 일단 청신호가 켜졌다.
그동안 취득세를 감면받으려는 수요자들이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마음에 소급시점 발표를 기다리며 매입 시기를 늦춰 왔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 때문에 취득세 영구인하가 결정되면 이 대기수요가 거래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란 게 정부나 여당의 기대다.
8·28대책 이후 집값이 다소 오르면서 거래도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왔다. KB부동산알리지의 '월별 매매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매매가격은 전달보다 0.20% 뛰었고 같은 기간 수도권은 0.10% 올랐다. 특히 수도권은 25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주택 거래량도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9월 주택 매매거래 건수는 총 5만6733건으로, 전년동기(3만9806건)보다 42.5%나 급증했다. 전월(4만6586건)에 비해서도 21.8% 증가했다.
수도권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97.1% 증가해 거래 회복세가 뚜렷했다. 정부가 취득세를 영구인하하기로 한데다 1%대 초저금리에 집값의 최대 70%를 빌려주는 모기지 상품을 내놓은 것도 매매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 "영구인하되면 더이상 혜택아니다"
문제는 지속성이다. 시장에선 잠깐 거래량이 회복되긴 했으나 가격 상승률이 낮아지며 다시 얼어붙을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소급적용 논의도 정책의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는 측면에선 긍정적이지만, 거래 활성화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는 "취득세 영구인하 조치로 얻는 이익보다 지방세수 감소 등 들어가는 비용이 더 크다"며 "집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가 없는 상황에서 취득세 인하가 과연 얼마나 큰 도움이 되겠느냐"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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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호 목원대 금융보험부동산학과 교수 역시 "소급적용 시점을 확정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신뢰성을 둔 데에는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영구인하가 결정되면 올해나 내년이나 차이가 없어 오히려 대기수요만 늘릴 뿐"이라며 "올 연말까지 생애최초주택구입자 등 일부 실수요자들에게만 한시적으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집값 상승을 이끌 수 있는 실물 경제의 회복이 있기 전에는 1~2%의 취득세율 인하만으론 시장을 회복시킬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인위적인 대책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더 키운다는 지적도 있다.
김현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취득세율이 높아 구입을 안했던 것이 아니라 어려운 시장 상황과 미래의 불확실성이 이유"라며 "취득세를 낮춘 만큼 재산세를 더 높이는 방안도 필요한데 그 논의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변창흠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는 "앞서 여러 번 취득세 감면조치를 일시적으로 해주다 보니 확정되면 더 이상 취득세 감면을 민감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며 "소급적용해 줬다고 거래 활성화로 이어질 것을 기대해선 안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