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소득 산출세액 감면해도 최고세율 낮아지면 부담 커, 국민연금·건강보험료도 복병

정치권이 2주택 이상을 임대하는 다주택자의 '임대사업자 등록 의무화'를 추진하면서 조세 '사각지대'인 임대시장에 대변화가 예고된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서민주거안정과 조세정의 실현 등을 위해 임대사업자 등록 의무화가 꼭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다만 관련 제도 도입에 따른 조세저항과 음성화 등 부작용을 막기 위한 세밀한 보완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충고했다.
현재 국토교통위원회 이미경 의원(민주, 서울 은평갑)과 기획재정위원회 김현미 의원(민주, 경기 고양일산서구)이 각각 추진하는 임대주택법 개정안과 조세특례제한법(이하 조특법) 개정안은 '3주택 이상 보유자 중 2주택 이상을 임대하는 다주택자의 임대사업자 등록을 의무화'하되, 임대소득에 대한 세금을 대폭 감면해주는 것이 주 내용이다.
규제와 혜택을 동시에 추진해 음성화돼 있는 민간 임대사업자들을 양성화하고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정의를 실현하겠다는 포석이다.
이강훈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는 "임대사업자 등록이 의무화되면 세원 노출로 다주택자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민간 임대사업자 활성화를 위해선 세제혜택을 충분히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임대사업자 등록 의무화를 유도하기 위한 세금 감면폭이다. 김 의원이 추진하는 조특법 개정안에선 다주택자가 매입임대사업자(임대기간 5년 이상)와 준공공임대사업자(10년 이상)로 등록할 경우 사업기간 동안 임대소득에 대한 종합소득 산출세액의 50%와 100%를 각각 감면해주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현재 여야가 추진 중인 소득세 최고세율이 조정되면 임대소득에 대한 세금을 낮춰도 실제 다주택자들이 느끼는 혜택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야는 소득세 최고세율(38%)을 현행 3억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낮추기로 잠정 합의한 상태다.
이 경우 임대소득에 대한 종합소득 산출세액을 감면해줘도 최고세율에 걸려 세금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예컨대 임대소득 2000만원을 포함, 종합소득 산출세액이 1억6000만원인 다주택자의 경우 매임임대사업자 등록 전에는 35% 세율을 적용받지만 등록 이후에는 38%로 높아져 오히려 세금부담이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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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임대사업자 등록으로 과세부담이 커진다면 오히려 음성화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임대소득이 노출되면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등 부대비용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문제다. 현재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 산정시 근로소득은 물론 임대소득도 기준이 된다. 따라서 임대소득이 노출되면 보험료가 올라갈 수밖에 없고 이 경우 자칫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이미경 의원실 관계자는 "임대소득이 노출되면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 부담이 늘 수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도 같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