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LH 서울지역본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 가져

대학생들의 주거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어 오히려 큰 불편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민달팽이유니온과 대학생 주거권네트워크는 27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선릉로 소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 정문 앞에서 '대학생 전세임대' 정책이 시기·비용 측면에서 대학생들의 현실과 괴리가 크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가졌다고 밝혔다.
보증금 100만~200만원, 월 임대료 7~18만원 수준의 임대주택인 '대학생 전세임대'는 2012년부터 대학생 주거안정을 위해 공급하고 있다. 최초 2년 계약 후 재계약을 2회까지 할 수 있어 최장 6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올해 3000가구를 신규 공급하면서 총 1만7000가구가 공급된다.
하지만 전세임대 거주 대학생 5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생들이 평균적으로 부담하는 비용은 월 30만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셋값 상승과 함께 학생들의 수요가 밀집한 대학가 지역에서 집주인 요구로 인해 높은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다는 게 민달팽이유니온의 설명이다.
게다가 대상자 선정·발표시기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도 많았다. 현행 시스템상 2월 공고가 나자마자 단 한차례의 지체 없이 승인과 계약이 이뤄진다 해도 3월7일에나 입주가 가능하다. 개학이 3월 초임에도 잔금지급이 3월 중순 이후라 전세주택 찾기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전세임대를 구하려는 한 대학생은 "부동산만 50곳 넘게 돌아다녔지만 잔금 지급이 늦어서 계약을 취소당하기 일쑤"라며 "학교 근처 전세주택이 턱없이 부족해 조건에 맞는 주택 찾기가 '하늘에 별따기'보다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서울지역본부 관할에 있는 재계약을 담당하는 법무사도 단 8명에 불과해 권리분석을 진행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지적도 있다. 8명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전체를 맡고 있다. 이를테면 한 법무사가 서울 1개의 구, 경기 6개의 시·군을 맡는 식이다.
민달팽이유니온 관계자는 "대학생들의 주거 안정을 실현하고자 한다면 비단 전세 자금만 대출해주는 것이 아니라 대학생들의 현실을 고려해 시기·중개·교육 등이 이뤄져야 한다"며 "계약 과정에서도 대학생들이 자존감을 해치지 않고 자립할 수 있는 요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