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벨트는 매면서 안전모는 왜 안쓰나요?"

"안전벨트는 매면서 안전모는 왜 안쓰나요?"

지영호 기자
2014.02.28 06:45

[인터뷰]천석현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건설현장 안전문화 정착 '올인'

천석현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사진=지영호 기자
천석현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사진=지영호 기자

 서울시가 지난 1월 자체 심의서 불량제품을 납품한 업자에게 철거비용과 재시공 비용을 청구하기로 했다. 이달 5일에는 시내 62개 공사장에 불시 안전점검을 시작했다. 12일엔 안전사고 방지기구인 '안전문화협의회'를 구성, 공사현장에 대한 안전문화 정착도 병행하고 있다.

 연일 시가 안전을 강조하는 것은 지난해 발생한 각종 현장사고와 무관치 않다. 지난해 서울시는 방화대교 붕괴사고와 노량진 수몰사고로 홍역을 치렀다.

 박원순 시장이 올해 도시안전실 시설안전정책관이던 천석현 국장(57·사진)을 도시기반시설본부장으로 임명한 것도 이 때문이다. 천 본부장은 30년 공직생활 대부분을 안전관리분야에 몸담았다. 첫발을 내디딘 곳도 도시기반시설본부다.

 그는 이번 안전점검 진행 과정에서 안전점검요원이 공사장에서 안전모를 쓰지 않은 건설근로자를 발견하면 곧바로 공사중지 명령을 내리는 권한을 부여했다. 공사가 중지되면 그만큼 공사기간이 길어진다. 수익성과 직결된 공기연장을 피하기 위해 시공업체는 자발적으로 안전관리를 철저히 하는 효과를 기대한 것이다.

 이미 적용사례도 나왔다. 서울 지하철 9호선 2단계 918공구 건설현장은 공사시설물 하부에서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채 근무한 덤프트럭 근로자가 적발돼 1일간 공사중지 명령을 받았다.

 천 본부장은 "안전모 등 안전장구를 착용하면 사고 발생시 피해 규모가 절반으로 줄어든다"며 "안전장구 착용을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기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내 임무"라고 말했다.

지하철 9호선 918공구 건설공사 현장에서 덤프트럭운전자가 안전모 미착용상태에서 차량상부에 올라가 작업하다가 시의 안전점검에서 적발돼 1일간의 공사중지 명령을 받았다./사진=서울시
지하철 9호선 918공구 건설공사 현장에서 덤프트럭운전자가 안전모 미착용상태에서 차량상부에 올라가 작업하다가 시의 안전점검에서 적발돼 1일간의 공사중지 명령을 받았다./사진=서울시

 설계과정에서 안전성 강화 방안도 마련했다. 올해부터 시가 발주하는 설계용역에 가시설의 설계도면을 포함해야 한다. 이미 시공 중인 현장의 경우 책임감리원이 공종별 위험요인과 대책을 마련, 공사시방서에 추가하도록 했다. 그동안 가시설물에 대한 안전사고 발생률이 높았지만 설계과정에 포함되지 않아 부실히 관리된 측면이 있었다.

 천 본부장은 "전체 공사 대비 5~10%가량의 공사비 상승이 예상되지만 이는 당초 설계단계에서 포함돼야 할 부분이 누락된 것"이라며 "관행처럼 이어져온 현장의 주먹구구식 안전관리를 제대로 관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건설현장에 압박만 가하는 것은 아니다. 안전관리 위반항목이 발견되면 즉시 부과하던 벌점의 경우 부실벌점위원회를 통해 15일 내에 의견을 진술할 수 있는 권리를 두기로 했다. 건설기업의 목소리도 충분히 반영, 사실관계를 충분히 밝힌 뒤 판단한다는 것이다.

 시는 안전관리 위반항목에 대해 건설공사 등의 부실측정을 내용으로 담은 '건설기술관리법 제21조의4'에 근거, 벌점을 부과하고 있다.

 천 본부장은 "승용차 탑승자가 안전벨트를 착용하는 것이 습관처럼 굳어진 것처럼 건설현장에서도 안전모, 안전벨트 착용 등이 문화로 정착돼야 한다"며 "지금 건설문화를 바꾸지 않으면 우리 후손들도 똑같은 위험에 노출된다는 마음으로 남은 공직생활을 후진적 안전시설 개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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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호 산업2부장

'두려울수록 맞서라' 처음 다짐을 잊지 않는 기자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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