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말자 4·16" - '안전이 복지다' <1부>'안전은 투자다'>]<4-1>'생활형SOC 투자=안전지름길'
- 동부간선도로 연결로 신설…사고 유발 없어졌다
- 1곳당 설치비 3~5억 '졸음쉼터' 안전 효과 높아
- 교통 인프라 OECD 국가 하위권 불구 투자 감소
- 수조원대 대형SOC→지역밀착 소규모 중심돼야

#서울 동대문구 장한평역 인근에 거주하는 직장인 최모씨(37)는 퇴근할 때마다 '교통지옥'과 '살얼음판'을 지나야 했다. 동부간선도로 장한평역 방향 진출로는 1개 차로에 장한평역(왼쪽)과 군자역(오른쪽)으로 향하는 차량이 동시에 몰려 200m를 통과하는데 20여분은 기본이었다.
더 큰 문제는 정체차량이 동부간선도로 본선까지 이어져 끼어들려는 차량과 실랑이가 일어나기 일쑤라는 것. 도로구조상 진출입 차량이 램프 위에서 엇갈려 사고위험도 숱하게 겪었다. 하지만 지난해말 장한평역 방향의 진출로가 새로 생기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최씨는 "동부간선도로를 이용하다보면 사고다발구간은 공통적으로 병목현상이 자주 발생하는 정체구간들로, 운전자의 과속이나 무리한 끼어들기 등이 잦은 사고의 원인이었다"며 "막히는 건 차치하더라도 안전하게 다닐 수 있게 돼 그 어떤 시설보다 고마운 존재"라고 말했다.
최근 세월호 참사와 지하철 추돌사고 등 '안전불감증'이 사회적 이슈로 대두한 가운데 SOC(사회간접자본) 투자방향도 '산업형'에서 '생활형'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는다. 최씨의 경우처럼 SOC투자 확대가 '안전'과 '국민복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묘수라는 것이다.
'생활형 SOC'란 도로·전기·통신·상하수도·공원·병원 등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인프라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4대강사업 등 '세금도둑'으로 각인된 대규모 SOC에서 탈피해 국민들의 생활 속 불편을 해소하고 안전·복지를 견인하는 생활형 SOC 위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22일 오전 출근시간에 맞춰 찾아간 동부간선도로 의정부 방면 군자교 일대는 잦은 정체로 몸살을 앓던 곳이 맞나 싶을 정도로 차량 흐름이 원활해졌다. 무리하게 끼어드는 차량이 사라지면서 사고위험도 대폭 줄었다.
신설된 연결로는 동부간선도로 본선을 터서 20~30m를 포장한 것이 전부다. 서울시에 따르면 연결로 포함 355m 도로를 정비하는데 들어간 총 공사비는 3억5000만원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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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사례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고속도로와 국도변 '졸음쉼터'도 국민의 안전과 편의에 필수적인 '생활형 SOC'의 하나로 손꼽힌다. 휴게소처럼 큰 돈이 들지 않는다.
졸음쉼터 1곳을 설치하는데 평균 3억~5억원 안팎의 공사비가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100여곳을 추가하더라도 소요예산은 최대 500억원 이내다. 투입된 예산 대비 국민복지·안전효과가 매우 크다는 얘기다.
권오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도로선형을 개선하고 국도와 지방도에 가드레일 신설·교체, 졸음운전 예방쉼터, 블록형 차선 설치 등만 해도 대형사고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생활형 SOC투자야말로 국민의 안전과 생활편의를 높이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지난해 5월 발표한 '공약가계부'에서 필요한 복지재원(135조원) 마련을 위해 SOC투자를 4년간 12조원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올해 SOC예산은 전년 대비 6000억원 감소했다.
하지만 도로·교통 등 인프라 수준은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하위에 속하고 기반시설 노후화로 국민의 생활안전은 위협받는 상황이다. 국민안전은 수조 원 규모의 대형 SOC사업이 아닌 지역주민들이 실생활에서 필요로 하는 수억 원의 소규모 투자로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유럽에서는 이미 1990년대부터 '하드웨어'보다 실생활과 밀접한 '소프트웨어' 투자에 집중한다"며 "이같은 소프트웨어 투자는 적은 비용으로도 기본적인 것들을 누리며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건설하는 새로운 시대적 흐름"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