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현장' 가지 않고 '현장' 외치는 강남구청

[기자수첩]'현장' 가지 않고 '현장' 외치는 강남구청

진경진 기자
2014.06.18 06:40

박근혜정부가 가장 강조한 중 하나는 '현장'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 직후부터 지금까지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로 실무자들을 채찍질했다. '탁상공론'이 아닌 소통을 통해 현장에서 보고 느낀 것을 토대로 정책에 반영하라는 뜻이다.

신연희 강남구청장도 마찬가지였다. 신 구청장은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소통하는 행정, 참여하는 행정, 현장중심의 행정'을 강조하며 현장을 강조했다. 현장에서 주민들과 직접 소통하고 이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행정체계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하지만 신 구청장이 강조하는 '현장'은 박근혜정부가 강조하고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사전적 의미와는 다른 듯 싶다. 일반적으로 '현장'이란 '일이 생긴 그 자리', 그 일이 실제 진행되고 있는 곳을 일컫는데 신 구청장은 '현장'에서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 양재대로 478(개포동 570) '구룡마을'은 엄연히 행정구역상 '강남구' 소속이다. 신 구청장이 강조한 '현장 중심의 행정'을 위해서라면 그렇잖아도 '뜨거운 감자'인 이곳을 한 번이라도 방문했었어야 한다.

하지만 구룡마을 주민들은 2012년 화재 발생이후 신 구청장의 얼굴을 구경해 본 적이 없다. 구청장과의 면담 신청은 매번 거부당했고 신 구청장도 구룡마을을 찾지 않았다.

구청장 업무가 구룡마을에만 국한돼 있지 않다보니 여타 업무에 밀려 신경쓰지 못했을 수 있다. 그렇다면 담당 과장 등 실무진들이라도 이곳을 찾아 주민들과 대화를 나눴어야하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현장에선 물론, 토지주와 주민·서울시·SH공사 등이 참석해 구룡마을 개발 전반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정책협의체'에서도 구청은 없었다.

허공에 대고 외친 주민들의 목소리는 이제 가슴에 한으로 돌아왔다. 오죽하면 주민들은 "구룡마을을 왜 무시하나. 가난한 우리는 강남구 소속이 아닌 것 같다"고 말하기까지 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강남구청은 지난 16일 SH공사가 제안한 '1가구당 1필지(또는 1주택) 공급 원칙' 개발계획안을 반려했다. 이 모든 게 '주민들을 위한 것'이라고 구청측은 설명했다. 과연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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