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8일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최 후보자는 "LTV(주택담보대출)와 DTI(총부채상환비율)의 불합리한 문제를 고쳐야 한다"며 부동산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최 후보자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다양한 경기부양책을 언급했다. LTV·DTI 규제완화를 필두로 한 부동산 경기 부양, 추가경정예산 편성, 비과세감면 축소 등 이외에도 경기 부양을 위해 필요하다면 재정, 통화, 신용 등 모든 분야를 포괄하는 공격적인 부양책을 쓸 것임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최 후보자는 "구매력 있는 실수요자가 집을 구매하는 시기를 늦추면서 전세와 월세 가격의 상승으로 그 피해가 서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는 문제가 생긴다"며 "시장을 정상화해서 거래를 이뤄지도록 해 전세수요를 거래수요로 돌려줘야 서민들이 이용하는 전·월세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기관 건전성과 가계부채 문제에 심대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 방향이기 때문에 실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금융위원회나 정치권 반응을 고려하면 결국 최 후보자가 공언한 폭의 LTV·DTI 규제 완화는 이뤄지기 힘들고 젊은 세대 등에 한정한 '미세조정'에 그칠 것이란 지적이다.
한 시중은행 지점장은 "현재 금리가 높지 않기 때문에 일부 수요가 있을 수 있지만 시장이 크게 반응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오히려 투기 수요가 늘어나 '하우스푸어' 양산을 부추기는 역효과로 나타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국토교통부 역시 대출 규제 완화를 부동산경기 회복과 금융시장 안정성을 동시에 바라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회복도 중요하지만 LTV·DTI는 금융시장 안정성을 위한 규제"라며 "금융당국에서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1기 경제팀이 상당한 의지를 갖고 일부 규제완화를 제외한 온갖 정책을 망라한 부동산 부양책 패키지를 두 차례에 걸쳐 발표하기도 했으나 이 역시도 기대한 만큼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 만큼 이번에도 시장의 신뢰만 잃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는 "지금 부동산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주택거래가 아니라 전·월세시장 안정화"라며 "전·월세시장과 LTV·DTI는 전혀 관계가 없고 도움도 안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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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장은 "LTV·DTI가 완화돼도 효과가 미비하거나 없을 것"이라며 "만약 규제완화로 인해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을 굳이 찾는다면 DTI 규제를 완화시켜 소득수준이 낮은 젊은 세대들이 신규주택을 구매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 영향마저도 미비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상영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LTV·DTI 규제는 이미 처음보다 완화된 상태"라며 "완전히 규제를 푸는 것은 부작용 등의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시장이 어려우니까 주택대출 조건을 완화해 보려는 것 같은데 상황에 맞게 규제를 푸는 것은 맞지만 이로 인해 시장에서 과도하게 반응하지 않도록 조건과 수준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