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위례자이' 계약 첫 날, 단속반 단속에도 떴다방 여전히 '성행'

"단속반이 너무 많아 당첨자들이 와도 얘기를 할 수 없어 앉아만 있습니다. 나중에 전화주세요. 저녁까지 당첨자들은 150명 넘게 올 것 같아요."(위례신도시 위례자이 모델하우스 앞에서 만난 떴다방 김모씨)
최고 370대1에 달하는 청약경쟁률을 보이며 인기몰이를 한 위례신도시 '위례자이' 계약이 시작된 15일 오전 모델하우스. 계약을 위해 모델하우스를 찾은 당첨자들에게 영업하는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자)과 단속반간 눈치 싸움이 한창이다.
지난 10일 당첨자발표이후 웃돈 호가를 가구당 1억~3억원 가량 붙인 '위례자이'(경기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 위례지구 A2-3블록) 매물을 확보하려는 떴다방과 이를 단속하려는 단속당국이 모델하우스 앞에서 만났기 때문이다.
떴다방을 비롯한 인근 부동산시장은 위례자이 매물 확보에 혈안이 돼 있었다. 떴다방들은 계약 시간이 되기도 전부터 모델하우스 앞에 진을 치고 당첨자들에게 명함을 돌리고 연락처를 물어보는 등의 영업 행위를 했다. 이들은 웃돈을 붙여 전매가 가능하다며 상담 받을 수 있는 연락처를 요구했다.
한 떴다방은 "언론에 나온 것보다 분위기가 훨씬 좋다"며 "직접 거주할 게 아니면 연락처를 주고 상담을 받아라. 지금이나 1년 뒤에도 팔 수 있도록 직접 도와주겠다"고 말했다.
사실 전매기간 내 분양권 거래는 주택법상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는 불법이지만, 현재 공증을 받아두고 전매제한이 풀리는 1년 뒤 등기를 넘기는 조건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단속 당국은 대대적인 예방에 나섰다. 계약이 본격 시작되는 10시가 되자 서울시, 송파구, 경기도, 성남·하남시 등 지자체를 비롯해 국세청과 국토교통부,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등으로 구성된 합동 단속반 27명이 팔에 완장을 찬 채 모델하우스를 찾았다.
공무원들을 태운 관용 승합차와 떴다방이 설치한 간이 파라솔을 수거하기 위한 대형트럭도 눈에 띄었다. 떴다방이 설치되지 못하도록 감시하고 기존에 쌓여있는 파라솔도 철거하도록 지시했다.

단속반이 나타나자 떴다방 업주들은 모델하우스 앞에서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 떴다방끼리 주변을 서성이며 삼상오오 모여 대책회의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이들은 단속반 상황을 지켜보고 움직이자는 얘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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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 단속 관계자는 "사흘간의 계약기간 동안 위례자이 주변 떴다방을 집중 단속할 계획"이라며 "떴다방 자체가 모델하우스 앞에 들어설 수 없을 수 없도록 오전부터 계약마감시간까지 대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예방에 치중하는 이유는 사실상 떴다방 적발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란 게 단속당국의 설명이다. 지자체는 중개업자가 떴다방을 설치했을 경우에만 단속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장에는 중개업자보다 떴다방을 합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분양대행업체나 고용된 일반인 들이 많다.
송파구 관계자는 "떴다방 단속은 법적으로 한계가 있어 사실상 '파리 쫓기 식'이다"며 "경찰처럼 수사권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현재로선 예방이 최선의 방법이다"고 말했다.
서승환 국토부 장관은 지난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 감사에서 불법 분양권 거래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단속당국의 의지에도 점심시간동안 단속반이 일부 철수하자 떴다방들은 다시 모델하우스 앞으로 몰려들었다. 이들은 모델하우스를 나오는 당첨자들에게 웃돈을 주겠다며 연락처를 물어보는 등 단속반의 눈을 피해 영업 행위를 했다. 일부 떴다방은 자신들이 타고 온 차량이나 모델하우스와 떨어진 곳에서 계약자들이 나오면 상담이나 영업을 하기 위해 기다리기도 했다.
지하철 8호선 장지역 인근 W공인중개소 대표는 "단속이 있다고 해도 떴다방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계약자나 당첨자들 중에서 전매를 하고자 하는 이들이 있어 떴다방 수요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