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부산 금정구 '래미안장전' 계약 마지막 날

"지금 아니면 기회가 없어요. 바로 5000만원 입금해 드릴 수 있습니다. 지금 부산에 공급이 많아 입주 때가 되면 아마 반토막 나게 될걸요. 그러니까 지금 당장 팔아야 합니다. 세금은 최대한 적게 내면서 문제없게 해드릴게요."(부산 금정구 '래미안장전' 모델하우스 앞 떴다방 업자 김모씨)
평균 146.2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인기몰이를 한 부산 금정구 '래미안장전' 계약마지막 날인 14일. 모델하우스 주변에는 이동식 중개업소인 '떴다방'이 남겨둔 파라솔과 의자가 곳곳에 놓여 있었다.
이른 오전 시간임에도 20~30여명의 당첨자들이 계약을 위해 모델하우스를 찾았다. 당첨자들은 이날까지 분양가의 5%인 1차 계약금 1156만~2385만원을 납부해야 한다.
일부 미계약과 부적격자 등을 제외하곤 이날 계약을 마무리한다. 삼성물산은 높은 청약 결과에 대해 고조된 분양시장 분위기와 홍보 기간을 6개월 이상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해영 분양소장은 "부산시내 35만개 정도인 청약통장의 3분의 1이 몰렸던 만큼 계약도 높은 관심 속에 마무리됐다"며 "2005년 이후 5년간 부산시내 아파트 공급이 거의 없다가 최근 2~3년 내 몰리면서 분위기를 탔다"고 말했다.
14만명이 넘는 청약자들이 몰린 과열 분위기를 반영하듯 모델하우스 내·외부에는 분양권 불법거래와 탈세 등에 대한 경고·안내 문구가 붙어있었다. 하지만 떴다방 업자들은 경고 문구가 무색할 정도로 모델하우스를 나서는 계약자들을 붙잡았다.

떴다방 업자들은 단속 등으로 파라솔 등을 설치하지 못하자 모델하우스 출구 근처에서 삼삼오오 모여 호객행위를 했다. 이들은 특히 계약자들의 동·호수와 연락처를 확보하는데 주력하며 웃돈을 붙여 팔아주겠다고 설명했다.
떴다방 업자들이 제시한 웃돈은 면적과 층, 향에 따라 3000만~5000만원 선. 이들은 면적이 작고 저층이라도 최소 3000만원 이상 받을 수 있다고 현혹했다. 특히 양도소득세 등 세금도 최소화시켜 주겠다고 설명했다. 단속반은 찾아 볼 수 없었다.
떴다방들은 특히 부산시내 아파트 공급량이 많아 입주시기인 2017년 이상이 되면 웃돈이 절반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며 즉시 매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이 밝힌 입주시 웃돈 수준은 1500만~3000만원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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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떴다방 업자는 "지금 분위기가 올랐을 때 팔아야 한다. 몇 달만 지나도 수요자가 없어 이 가격에 팔 수 없을 것"이라며 "단속이 심하다 보니 세금을 전혀 내지 않을 순 없고 1000만원 정도로 낮춰 거래해서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델하우스 인근 커피숍에도 떴다방 업자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떴다방 업자들 10~20명이 서로 가격을 상의하고 분양권을 이전하는 '권리확보서류'를 작성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그 사이 수수료와 가격을 떴다방 업자들끼리 흥정하기도 했다.

이들은 계약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자 언성을 높이거나 서류를 내던지며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는 사업지가 위치한 금정구 금정로14(장전동) 인근도 마찬가지였다. 부산 지하철 1호선 부산대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위치한 사업지 인근 개업공인중개업소들은 저녁 늦게까지 영업하고 있었다.
현지 개업공인중개업소들도 대부분 떴다방 업자들과 비슷한 3000만원 이상의 웃돈을 제시하며 다운계약서 등도 제안했다. R개업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부산에서 이정도면 서울에서는 1억원 이상의 가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 단속이 심한데다, 매도자들이 호가를 올리면서 실제 거래는 활발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장전3구역을 재개발하는 '래미안장전'은 지하 2층~지상 38층, 12개동 규모로 1938가구 중 1384가구를 일반분양했다. 올해 5월 입주한 부산 해운대구 '래미안해운대' 이후 삼성물산이 부산시내 공급하는 2번째 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