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시행 5년쩨 유명무실한 '공공관리제'

[기자수첩]시행 5년쩨 유명무실한 '공공관리제'

진경진 기자
2015.06.29 03:10

지난 20일 시공업체를 선정한 서울 서초구의 한 재건축 사업 수주전에 뛰어든 모든 건설기업들이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해당 자치구청이 조합원들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했다는 혐의로 경찰에 건설업체들의 수사를 의뢰해서다.

수사결과 부정행위가 드러나면 해당 조합은 서울시 공공관리 시공자 선정 기준에 따라 건설업체들의 입찰자격을 무효로 하고 시공 자격도 박탈될 수 있다. 하지만 강제성은 없어 사실로 드러나도 조합이 자격 박탈을 원치 않을 경우 선정된 시공업체의 자격은 그대로 유지된다.

‘공공관리제’는 재개발 · 재건축사업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설계자와 시공자 선정은 물론 관리처분 계획 수립 등 사업 전반의 과정을 직접 관리하고 지원하도록 하는 제도다.

2009년 7월 도입, 성수지구와 한남 재정비 촉진지구의 재개발사업 5개구역에 시범 적용했고 2010년 4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으로 법적 근거가 마련된 후 서울시에선 같은 해 7월부터 이 제도를 시행해 왔다.

서울시는 시공사 선정시기를 사업시행인가 이후로 강제하고 이전까지 조합 운영 관련 비용을 공공에 의해 관리토록 해 조합이 ‘검은 돈’의 유혹을 근절하도록 했다. 하지만 각 정비사업 추진위원회와 조합 등은 “조합원들의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이유를 들며 이 제도를 피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공공관리제가 도입된 지 5년이나 지났음에도 여전히 곳곳에서 조합의 비리 행위가 만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각종 비리로 구속된 조합장이나 임원들도 적지 않다는 게 서울시와 각 자치구청들의 설명이다. 시공업체들의 수주 경쟁에서도 ‘OS(아웃소싱)요원’으로 불리는 외부 홍보직원들의 동원도 원천적으로 금지되지만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럼에도 서울시의 요청에 따라 자치구청이 경찰 수사를 의뢰한 게 처음일 정도로 제도의 실효성이나 관리상의 문제점이 적지 않다는 의견이다. 제도의 도입 취지를 살리기 위해선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적극적인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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