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차 무역투자진흥회의]안전진단 D·E등급 노후공동주택 지정개발 대상에 추가

#서울 성북구 정릉동에 위치한 '스카이아파트'는 1969년에 지은 노후 단지다. 46년이란 세월이 지나면서 곳곳이 무너져 내리고 콘크리트가 부서져 철근이 삐죽삐죽 튀어나와 있다.
결국 2008년 안전진단에서 재난위험 최하등급인 E등급을 받았다. E등급은 심각한 결함으로 사용을 금지하고 보강 또는 개축을 해야 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성북구청은 2008년 이 아파트의 5개동 가운데 붕괴 위험이 가장 높은 1개동을 먼저 철거했다.
하지만 남아 있는 E등급 3개동과 D등급 1동에 16가구의 주민들이 여전히 살고 있다. 철거된 건축 폐기물 역시 치우지 않고 방치돼 있다. 그렇다면 왜 주민들은 재건축도 못한 채 이곳에 남아 있는 것일까.
현재 이곳 주민들이 다른 곳으로 이주를 원하면 3년간 무이자로 3000만원의 융자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주민 대부분이 일자리 없는 노인들이어서 '그림의 떡'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자체 역시 민간건물을 마음대로 철거하거나 재건축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낡고 노후된 아파트 등 공동주택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SH공사와 같은 지자체 공공기관 등이 수용을 통해 신속히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서울에선 '스카이아파트'처럼 안전진단에서 D·E등급을 받은 100여곳의 아파트·연립주택이 혜택을 보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9일 열린 '제8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건축투자 활성화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에 따르면 안전진단 결과 사용제한(D등급)·사용금지(E등급) 조치된 노후공동주택을 도시정비법상 지정개발 대상으로 추가한다.
지정개발 대상으로 추가되면 도시정비법 8조에 따라 LH 등 공공주체가 수용을 통해 정비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천재지변이 일어나 정비사업 시행인가 2년 지연 등의 경우만 가능했었다.
그동안 주민 안전이 우려됐지만 대부분 민간개발에 의존해야 해 재건축 추진이 어려웠던 공동주택들이 혜택을 보게 된다. 게다가 조례의 용적률 기준을 법정 상한까지 완화할 수 있게 돼 사업성도 좋아진다.
실제로 안전상태가 미흡하거나 심각한 결함이 있는 공동주택이 서울에만 108곳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 5월말 기준 재난위험시설물 D등급을 받은 공동주택은 아파트 60개동, 연립주택 38개동 등 98개동에 달한다. E등급을 받은 아파트는 3개동, 연립주택은 7개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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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점검 및 정밀안전진단 지침에서 D등급은 안전이 미흡한 상태로 주요 부재에 결함이 발생해 긴급한 보수·보강이 필요한 수준이며 E등급은 시설물 안전 위험이 있어 즉각 사용을 금지하고 보강·개축해야 하는 상태로 분류하고 있다. 가구수만 2500여가구가 넘는다.
E등급을 받은 곳은 스카이아파트와 금화시범아파트다. 영등포구 신길동 남서울아파트, 신림동 강남아파트, 용산구 이촌동 중산아파트, 관악구 신림본동 신안아파트, 구로구 개봉동 길훈아파트 등은 D등급으로 분류돼 있다.
건물 상태를 고려하면 당장 퇴거 조치가 필요하지만 주민들은 재건축을 기다리거나 생활 터전이 바뀌는 것을 우려해 쉽게 보금자리를 옮기지 못하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빨리 진척되지 않고 있어 주민과의 협의도 쉽지 않았다.
지정개발 방식이 도입되면 앞으론 정부나 지자체 등이 안전에 심각한 위험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수용을 통해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게 된다. 주민 입장에서도 공공임대주택 등에 입주할 수 있게 돼 유리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건물이 너무 낡고 주거에 불편한데도 재건축이 불가능한 곳이 많았다”며 “정부가 나서서 재건축을 한다면 돈없어 떠나지 못하는 주민들에게도 희소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