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재개발 다시보기]<6>송파구 '잠실주공 1~4단지' 재건축 투자 분석

1930년대 뽕나무가 무성한 섬이던 서울 송파구 잠실은 현재 강남·서초와 함께 '강남3구'로 불리며 값비싼 초고층 아파트촌의 대명사로 꼽힌다.
1971년 잠실도와 부리도 두 섬을 합치고 송파강을 매립한 후 육지로 변한 잠실은 1975년 시영아파트, 1976년 주공1·2·3·4단지가 들어서면서 저층 아파트촌을 이뤘다.
이후 2006년 12월 잠실주공 4단지를 재건축한 ‘레이크팰리스’가 준공되고 이듬해 8월 ‘트리지움’(주공3단지), 2008년 5월 ‘리센츠’(주공2단지), 6월 ‘엘스’(주공1단지), 8월 ‘파크리오’(잠실시영)까지 2만4479가구의 고층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성공한 재건축의 상징 같은 곳이 됐다.
당시 많은 조합원이 떼돈을 벌었다는 솔깃한 얘기가 나돌면서 전 국민이 서울의 재건축 아파트에 뛰어들 채비를 갖춘 시절이다.
하지만 재건축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부동산경기, 정부정책, 투자심리 등 다양한 요소가 변수로 작용하면서 가격변동이 심했다. 그렇다면 어느 시점에 투자자들이 큰돈을 벌었을까.

◇2000~2002년 조합설립인가 2배 '껑충'…정부정책 여파로 '롤러코스터'
주공1~4단지와 시영 등 잠실 저밀도지구는 부동산시장이 달아오른 2000년대 초반 재건축사업이 본격 추진됐다. 중소규모 도시를 이룰 만큼 가구수가 많은 데다 강남과 가까운 입지프리미엄이 있어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편이었다.
2000년 당시 잠실 아파트값은 3.3㎡당 1100만원 초반대였다. 주공1·2단지 43㎡(이하 공급면적)가 1억4500만~1억5500만원에 거래됐다. 주공 4단지 56㎡도 1억9000만~1억9500만원 선이었다. 이후 2000년 12월 주공2·3단지가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2001년 1·4단지도 조합설립인가를 받으면서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특히 서울시로부터 재건축사업 우선승인단지로 선정된 주공4단지의 상승폭이 컸다. 2002년 3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직후 56㎡가 3억원대에서 4억원대로 급격히 올랐다. 2년새 2배 이상 가격이 오른 셈이다.
독자들의 PICK
지금 2,292명 읽는 중
하지만 4단지에 이어 곧 사업승인이 더 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일괄승인에서 단지별 단계적 승인 쪽으로 한 서울시 방침이 알려지자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2002년 9월부터 쏟아낸 정부의 강력한 주택시장 안정대책도 가격하락에 한몫했다.
이에 2002년 10월 주공1단지 43㎡는 3억8500만원까지 거래되다 한두 달새 3억원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주공3단지 49㎡도 4억원에서 3억4000만원으로 급락했다.
당시를 기억하는 잠실동 S공인중개소 관계자는 "2000년대 초 이곳은 재건축 기대감에 투자목적으로 아파트를 사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며 "1가구 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 요건이 3년 보유에서 1년 거주 요건이 추가되는 등 집값안정화정책과 사업시행이 차일피일 미뤄지자 매물로 내놓는 사람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2004~2005년 사업시행인가·부동산열풍 '3억↑'…1.5억원 아파트가 11억원 아파트로
2003년 법원의 재건축결의 무효판결 등 난항을 겪던 주공1단지가 2004년 3월 재건축 추진 5개 단지 중 마지막으로 사업시행인가를 받자 또다시 가격이 뛰기 시작했다.
'개발이익환수제' 시행시기도 늦춰지면서 1단지 43㎡는 5억원대까지 치솟았다. 2단지 43㎡도 4억7500만원 선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특히 집값 상승을 촉발한 것은 정부의 '주택거래신고제'였다. 신고제가 도입되면 취·등록세가 3~5배 인상되는데 그전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몰린 것이다. 여기에 2004년 3월 공개된 주공4단지의 일반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8000만원 이상 높게 책정되면서 가격상승에 기름을 부었다.
잠실동 H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정부정책으로 무거운 세금부담을 피하려는 매수세가 일어나면서 매물부족 현상이 나타났고 이는 곧 집값 급등세로 이어졌다"며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들이 대부분 1년새 1억원 안팎의 상승폭을 나타냈다'고 기억했다.
2004년 2월 주공4단지를 시작으로 착공에 들어간 후 2005년부터 전국적으로 부동산 열풍이 불면서 재건축 입주권도 급등하기 시작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리센츠’ 84㎡ 입주권이 2007년 7월 10억원(23층)에 거래되기도 했다.
만일 2005년 2단지 43㎡를 5억원에 구입했다면 2년새 추가분담금(1억원)을 감안하더라도 4억원 가까운 시세차익을 거둔 셈이다. 가격은 입주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올라 2009년 8월 '리센츠' 84㎡(16층)가 11억원에 거래됐다.
2000년 1억5000만원이던 허름한 아파트가 10년도 안 되는 사이 11억원이 됐으니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릴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