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문장(사장)도 바로 세우지 못하는 곳이 제대로 운영이 되겠어요." "전세계가 테러위협에 떨고 있는데 너무 안일한 듯 합니다." "같이 일하는 사람끼리 CC(폐쇄회로)TV도 안보여주는데 밀입국자 제대로 잡겠어요." 최근 연이어 발생한 인천국제공항 밀입국 사건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이다.
최고 보안이 필요한 인천공항에서 도둑이 제집 드나들듯 한 밀입국 사건이 연이어 발생해 공분을 사고 있다. 중국인 부부 밀입국 사건으로 재발 방지대책까지 발표했음에도 며칠 지나지 않아 또 베트남인 밀입국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의 밀입국 당시 상황은 황당하기 그지없다. 중국인 부부가 보안구역과 일반구역을 막는 최종출입문의 잠금장치를 흔들어 나사못을 뽑았지만 출국장에서 근무한 보안경비요원이 이를 제지하지 않았다. 베트남인이 자동출입국심사대 스크린도어를 강제로 열고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경보음이 울렸지만 경비가 없어 이를 막지 못했다.
인천공항 밀입국 사건을 놓고 △낙하산 인사 △상주기관 간 협업체계 부재 △인력부족 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낙하산 인사 등의 문제는 어제오늘만의 얘기가 아니다. 실제 최근 인천공항공사 사장 두 명은 선거 출마를 이유로 중도 사퇴했다. 정창수 전 사장은 2014년 강원도지사 선거를 위해 자리에서 물러났고 후임인 박완수 전 창원시장은 20대 총선 출마를 위해 중도 사퇴했다.
상주기관 간 협업체계 부재도 문제다. 인천공항에는 법무부, 세관 등 여러 기관들이 모여 있지만 컨트롤 타워가 없다. 공항에 설치된 CCTV도 관리 주체가 달라 밀입국 사건이 발생해도 담당 기관을 제외하곤 확인이 불가능하다. 특히 공항 경비요원은 인천세관 담당구역과 출입국심사대의 출입이 불가하다. 각자의 편의를 위해 공조 체계 없이 사실상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셈.
보안인력 문제 해결도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2000여명의 보안요원이 3교대로 근무하고 있지만 공항 이용객을 감당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들마저 계약직으로 이직이 잦다 보니 전문성이 떨어지고 책임의식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국민 안전을 위해 전문성을 갖춘 인재 영입과 각 기관의 공조로 만들어진 물샐틈없는 보안 체계가 무엇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중국인 부부가 테러조직원이었다면 '프랑스 파리테러'가 남의 집 얘기가 아닐 수 있었다는 걸 생각하니 지금도 아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