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후']4년새 인구 2배 늘어난 인천 송도국제도시…외국인 거주자는 2.18% 불과

지난달 28일 오후 인천 송도국제도시 센트럴파크에는 봄 날씨를 만끽 하려는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37만750㎡ 넓이로 축구장 크기의 52배에 달하는 센트럴파크는 2009년 준공 초기만 해도 이용하는 주민들이 없어 언제나 한산한 모습이었다. 최근에는 송도국제도시의 인구가 늘고 관광객도 많아지면서 센트럴파크도 송도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송도의 한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최모씨는 "2010년 회사가 송도에 입주할 당시에는 그 넓은 공원에 사람도 별로 없고 한산했는데 최근 1~2년 사이에 사람이 부쩍 늘었다"며 "날씨가 조금 더 풀리면 주말에는 산책하는 사람들로 북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동북아시아 경제 중심도시'를 목표로 2003년 개발이 시작된 인천 송도국제도시는 경기 불황과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을 겪으며 10여년 동안 '유령도시'라는 오명을 떨치지 못 했다. 국제업무단지 개발과 인천대교 건설, 시가지조성 등 총 사업비 55조8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입된 개발사업이지만 3~4년 전만해도 거리에 차와 사람이 다니지 않아 황량한 느낌을 준다는 평가가 많았다. 왕복 10차선 대로와 넓은 공원, 초고층빌딩들이 만들어내는 첨단 미래도시의 풍경과는 사뭇 대조적이었다.
어느덧 송도국제도시의 인구는 10만명을 넘어섰다. 2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9만9424명이었던 송도 인구는 해가 바뀌면서 10만524명으로 늘어나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지 13년 만에 10만을 돌파했다. 2012년 1월 인구가 5만5000여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년만에 2배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 관계자는 "인구 26만명 도시로 계획했는데 10만명이면 이제 정착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본다"며 "대기업 입주가 줄을 잇고 명문학교와 대형마트가 문을 여는 등 자족도시의 기반이 갖춰지면서 인구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55조원 '첨단 국제도시' 조성사업, 부동산 경기따라 열탕에서 냉탕으로
송도국제도시는 2003년 인천 영종·청라와 함께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서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됐다. 인천 연수구 인근 공유수면을 매립, 53.4㎢ 면적의 간척지를 조성한 뒤 국제기구와 대기업, 해외 명문대학 등을 유치해 2022년까지 인구 26만명을 수용하는 첨단 자족도시로 만든다는 계획이었다.
송도국제도시 가운데 핵심 구역으로 꼽히는 국제업무지구 개발은 포스코건설과 게일인터내셔널의 합작회사인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가 맡았다. 총 사업비 24조원이 투입된 국제업무지구에는 컨벤션센터, 동북아무역타워, 국제학교, 센트럴공원, 주거·상업·업무시설, 쇼핑몰, 골프장 등이 계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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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가 해외 명문학교와 국제기구가 들어서는 글로벌 도시로 조성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부동산 시장은 들썩였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개발초기인 2005년 3.3㎡ 당 1042만원이었던 송도동 아파트 매매가는 2007년 1721만원으로 2년 만에 65% 급등했다.
분양시장도 달아올랐다. 송도에 최초로 공급된 주상복합아파트인 '송도 더샵 퍼스트월드'는 2005년 당시 주변 시세보다 비싼 3.3㎡당 1500만원대에 분양했음에도 평균 8대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했다. '송도금호어울림'과 '풍림아이원' 등의 분양권은 면적에 따라 5000만원에서 2억원의 웃돈이 붙어 거래되기도 했다.
열풍이 불던 송도 부동산 시장은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이후로 급격히 식었다. 3.3㎡ 당 매매가는 1700만원에서 1년 만에 1500만원대로 급락했고 2011년에는 1254만원까지 떨어졌다.
청약미달이 발생하면서 미분양도 속출했다. 2010년 5월 분양한 '송도글로벌캠퍼스푸르지오'의 경우 1703가구 가운데 미분양이 1400여가구에 달했다. 미분양은 꾸준히 늘어나 2014년 5월에는 송도 전체에서 3146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미분양 3000→200가구…다시 찾은 '송도의 봄'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서도 개발은 차질없이 진행됐다. 포스코건설과 포스코대우,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대기업 계열사들과 첨단 바이오업체들이 입주하면서 일자리가 늘었다. 뉴욕주립대, 켄트대, 유타대, 조지메이슨대 등 해외 유명 대학과 채드윅송도국제학교, 자율형사립고인 인천포스코고등학교가 개교하면서 학군 수요도 형성됐다. 2012년에는 유엔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이 송도 G타워에 입주하기로 결정되면서 부동산은 다시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미분양도 점차 감소해 지난 2월에는 199가구로 줄어들었다. 송도 S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대거 미분양이 나왔던 글로벌캠퍼스푸르지오도 대형인 전용 135㎡만 몇 가구 남았고 모두 계약이 이뤄졌다"며 "분양권 프리미엄이 3000만~4000만원 이상 붙은 아파트도 있다"고 말했다.

미분양은 많이 줄었지만 집값은 3.3㎡ 당 평균 1263만원(지난달 25일 기준)으로 5년째 제자리 걸음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송도는 신규 공급이 꾸준했기 때문에 기존 주택의 매매가 활발한 편은 아니다"라며 "교통 등 기반시설이 잘 갖춰지고 자족도시로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장기적으로 집값도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연수구 동춘동 등 인근 구도심에서 오는 이주 수요가 있고 대기업과 국제기구도 입주해 있어 올해 부동산 시장 전망이 불투명해도 신규 분양은 대부분 순위 내 마감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송도에는 올해 '송도더샵센트럴파크3차' 등 2396단지의 분양이 예정됐다.
◇'유령도시' 오명은 벗었지만…'국제도시'는 여전히 먼 길
송도는 현재 전체 개발면적 가운데 약 60%인 31.56㎢의 면적이 개발됐다. 올해는 아파트 2636가구가 공사를 마치고 입주할 계획이고 인천지하철 인천대입구역 인근에는 복합쇼핑몰 건설이 진행 중이다. 국제업무지구와 관광·레저 단지가 들어서는 송도랜드마크시티는 2018년, 신항물류단지는 2020년을 목표로 공사가 진척된다.
'유령도시'의 오명은 이제 막 벗었지만 '국제도시'라는 명함을 달기엔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월 기준 송도의 외국인 거주자는 2224명으로 전체 인구의 2.18%에 불과하다. 외국인 이민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한 투자이민제 실적도 미미한 수준이다.
현재 거주 중인 외국인들을 위한 다국어 지원 정책이 다소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다. 송도 H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외국어 가이드나 안내책자가 없어 외국인들이 보일러, 시스템 에어컨 등 사용법을 몰라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IFEZ관계자는 "외국인 거주를 돕기 위해 영문으로 된 대중교통 안내지도, 한국생활 가이드북, 주요 전화번호·웹사이트 안내 책자 등을 배포하고 있다"며 "앞으로 분기별 1회 이상 외국인을 대상으로 오리엔테이션을 열어 한국어 교실과 전통문화체험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