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른 학생이 월세 5만원 더 낸다고 했어요. 혹시 (월세) 더 낼 수 있나요? 계약까지 며칠 여유가 있으니 잘 생각해보세요."
최근 셋집 수요가 많은 일부 지역 집주인들이 일종의 '경매'처럼 임차인 경쟁을 통해 월세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계약을 하는 세입자들이 있거나 아예 주거 환경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곳으로 옮기는 세입자들도 발생하고 있다.
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월세 거래량 중 월세(확정일자를 신고하지 않은 순수월세 제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44.6%로 전년동월대비 2.2%포인트 증가했다. 지난 4월 전국 월세가격은 전월 대비 보합세를 보인 반면 수도권은 월세 수요 증가로 0.02% 상승했다.
월세수요가 증가하면서 일부 집주인들은 다른 계약자와 월세 경쟁을 부추겨 임대료를 올리고 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예전에는 먼저 연락 온 사람과 (임대차) 가계약을 했다"면서도 "인기가 좋은 임대주택의 경우 집주인이 바로 가계약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임대인이 하한선을 정한 이후 임대 문의를 하는 수요자들의 리스트를 작성한다"며 "2~3일간 수요자들에게 월세를 어느정도 낼 수 있는지 묻고 경매처럼 최고 금액을 제시한 사람과 가계약을 한다"고 귀띔했다.
실제 발품만 팔고 돌아서는 예도 있다. 회사원 김모씨(32)는 "온라인 부동산 직거래 사이트를 이용해 매물 확인 후 방을 보러 갔더니 집 보러 온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며 "급한 마음에 가계약을 하자고 했더니 집주인에게 바로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집주인이 방을 보러 온 다른 사람들과 얘기한 이후 연락을 준다고 해 기다렸으나 당초 월세보다 10만원 이상 더 월세를 요구, 계약을 포기했다"고 덧붙였다.
매물 수급에 따른 현상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매물과 수급 여건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인다"며 "임대인 우위의 시장에서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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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임대주택) 물량 부족에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며 "공급자 위주의 시장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높은 임대료로 주거하향을 선택하는 등 서민들이 더 힘들어 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행복주택 등 공공임대주택을 늘려 주거 안정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며 "월세 관련 데이터 구축, 임차인 주거보장 등의 중장기적인 서민주거안정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