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 같은 주택청약제도]청약 경쟁률 상위 지역은 비규제 지방대도시, 서울 비강남권 경쟁도 치열

올해 아파트 청약시장은 시세 차익이 기대되는 ‘돈 되는 곳’만 신청자가 몰렸다. 규제가 덜하고 신축아파트 수요가 많은 지방 대도시, 자금부담을 덜 수 있는 서울 강북권 분양단지 경쟁이 치열했다.
대구 중구 남산동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남산’은 올해 분양한 아파트단지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191가구 모집에 6만6184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이 347대1에 달했다. 대전 서구 둔산동 ‘e편한세상둔산’(321대1), 대구 중구 ‘남산롯데캐슬센트럴스카이’(284대1), 대전 서구 ‘갑천트리풀시티’(264대1) 등이 뒤를 따랐다.
이들 지역의 공통점은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청약조정대상지역 등에 속하지 않은 ‘비규제지역’이면서 그간 신규 입주가 드물던 곳이다. 분양권 전매제한기간도 짧고 양도소득세 중과 대상도 아니다.

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곳은 경기 화성시 ‘동탄역유림노르웨이숲’(185대 1)이고 ‘동탄역 금성백조예미지’(106대1) ‘미사역파라곤’(105대1) 등 3개 단지가 100대1을 넘겼다.
하지만 충청, 강원, 제주 등에선 미분양이 속출했다. 지방 소도시 분양단지는 가구 수가 적고 입지여건도 열악해 가격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 수도권에서도 연천군, 평택시, 이천시, 가평군 등 외곽지역은 청약 실적이 저조했다.
서울 평균 청약경쟁률은 29대1로 전국 평균치(16대1)를 웃돌았고 98대1을 기록한 ‘노원꿈에그린’이 가장 높았다. ‘당산센트럴아이파크’(80대1) ‘신길파크자이’(79대1) ‘힐스테이트 녹번역’(59대1) 등의 순이다.
서울에선 강북권이 약진했다. 올해 강북 등 비강남권 평균 청약경쟁률은 지난달말 기준 30대1로 강남·서초·송파 강남3구(26대1)보다 높다. 2010년 관련 통계 작성 후 처음 있는 일이다. 통상 강남3구 청약경쟁률이 비강남권보다 2~3배 높은 만큼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는 대출규제 강화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분양가가 9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의 중도금 대출을 막았다. 일부 단지는 계약금 비중을 10%에서 20%로 상향했다. 강남권 단지 청약 시는 최소 10억원가량의 현금을 보유해야 해 여윳돈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이 강북권으로 눈을 돌렸다.
당분간 청약시장은 올해와 비슷한 흐름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비규제지역에선 입지가 좋은 단지 위주로 경쟁이 치열하고 규제지역에선 과천, 성남, 하남 등 강남권 접근성이 좋은 지역이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금력을 갖춘 서울 수요자는 강남권으로, 대출의존도가 높은 수요자는 비강남권으로 청약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최근 무주택자 위주로 청약제도가 개편돼 경쟁률은 올해보다 하락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