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공시가, 해법은]①공시가 인상 속도조절론·제도개선 대두
부동산 공시가격제도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공시가가 시세를 제대로 반영하느냐의 문제는 늘 있어왔다. 그러나 올해 공시가격이 이례적인 상승률을 기록하며 주택 보유자들의 세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서울 일부 지역의 개별 단독주택 공시가격 오류가 드러나는 등 후폭풍이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정치권에서도 공시가 제도 개선과 관련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단독주택과 공동주택의 공시가는 오는 30일 최종 확정된다.
정부는 지난해 부동산 시장 안정화의 하나로 공시가격 현실화를 추진해 왔다. 올해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는 14.17% 올랐다. 12년만의 최고 상승률이다.
최근 공시가를 둘러싼 논란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인상 속도가 가파르다는 점과 명확한 기준 없이 지역별 유형별로 가격이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는 지난 17일 서울 8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개별주택 공시가격 오류 시정을 요구했다.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인 개별주택 공시가 산정에 중앙정부가 직접 조사를 벌여 시정을 요구한 것은 처음이다. 용산구의 경우 정부가 발표한 표준주택과 지자체가 산정한 개별주택간 격차가 7%포인트로 과거 격차 약 1~2%포인트를 크게 상회했다.
업계와 학계에서는 이를 가파른 공시가 인상이 불러온 파장으로 해석하고 있다. 가파른 공시가 인상에 따른 주민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지자체가 고의적으로 상승률 하향을 시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 이에 국토부는 공무원들의 고의성보다는 공시가 산정기준이 되는 표준주택을 잘못 선정해 오류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공시가격 인상에 대한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며 “공시가격 자체가 과세의 수단이 아닌 경기조절의 수단으로 사용되면서 시세 반영이 제각각으로 이뤄져 시장 충격이 크다”고 말했다.
결국 논란의 초점은 ‘깜깜이’ 부동산 공시제도에 모아진다. 정부가 공시가 산정의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다 보니 의혹과 불만이 팽배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처럼 고가 부동산을 집중적으로 겨냥해 공시가를 올릴 경우 이 같은 논란이 반복될 것이란 분석이다.
최승섭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팀장은 “국토부가 표준주택 공시가 산정근거 공개 요구를 거부하는 것은 물론이고 일선 지자체에도 자료를 제공하지 않아 스스로 논란을 키우고 있다”며 “산정근거를 투명하게 제시하고 이를 기준으로 개별 지자체의 자의적 가격 조작을 막을 수 있는 관련 제도를 촘촘하게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