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내내 부동산시장을 달군 이슈 중 하나가 공시가격이다. 지난해 주택 가격 상승이 컸던 만큼 공시가격 인상률이 얼마나 될지 관심이 높았다. 올해 서울 공동주택 상승률은 14.02%. 12년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을 높이기 위해 고가주택을 타깃으로 가격을 집중적으로 올려 반발이 거센 가운데, 개별주택 공시가 산정 과정에서 오류가 발견돼 혼란도 나타났다.
이에 공시가격에 이의를 제기하는 공동주택 공시가격 의견청취는 지난해(1290건)의 22배인 2만8735건에 달했다. 이중 6183건의 요청이 반영돼 6075건이 하향 조정됐고, 108건은 상향됐다.
이마저도 공시가에 관심을 둔 이들의 얘기다. 소유주 중에선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얼마나 인상됐는지 모르는 이들이 더 많다. 공시가 제도가 도입된 2005년 이후 몇 년 간은 우편으로 개별 통보했지만 이후에는 인터넷 사이트 고시만 하고 말기 때문이다.
생활이 바빠서, 혹은 인터넷 접근성이 낮아서 공시가를 조회하지 못한 이들은 재산세 고지서를 받고서야 공시가격이 크게 올랐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미 이의신청 기간은 지난 뒤라 수정은 불가능하다. 공시가는 세금 및 복지 등 60여 개의 행정 항목에 사용되는 중요한 지표이기 때문에, 국민 생활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공시가 통보 방식은 너무 행정편의적이다.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공시가 알리미 사이트에서 확인하라고 하고, 관련 자료 제공도 없기 때문이다.
미국은 개별주택의 공시가격을 소유자들에게 통보할 때 관련 근거 자료도 함께 준다. 주변 주택의 거래 사례 및 가격 등이 담긴 자료다. 또 미국은 이의 신청이 접수되면 해당 지방자치단체 세무과에서 해당 지역 전체의 공시가격과 실거래가격 등이 담긴 더 자세한 자료를 제공한다. 납세자의 알권리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선 가격에 이의를 제기할 때 “적정히 잘 산정됐으며 인근 주택과의 가격균형을 고려해 상향 요청을 받아줄 수 없다”는 답변만 들을 뿐이다. 국민에게 더 친절하게 설명해 줄 수는 없는 걸까.
